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미국에서 귀국하자마자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친박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홍 전 지사는 지난 대선 당시 자유한국당 후보로 나서 24%의 지지율을 얻고 낙선했다.
자타공인 최고의 '싸움꾼' 홍준표 전 지사와 자유한국당의 오랜 주류로서 당권 접수를 통해 한국당을 친박 중심의 정당으로 공고히 다지려는 친박계의 이전투구가 시작될 모양새다.
친박계 핵심이자 오는 7.3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홍문종 의원은 5일 홍 전 지사를 향해, 홍 전 지사가 취하고 있는 친박 견제와 보수 통합 선언 전략은 "수도권에서는 혐오감을 일으키는 전략"이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홍 전 지사는 대선 후 미국에 체류하며 페이스북 등을 통해 '친박은 빠져야 한다', '친박은 대통령 탄핵 때는 바퀴벌레처럼 숨어 있다가 박 전 대통령이 감옥에 가고 나니 슬금슬금 기어 나와서 당원을 잡는다고 설친다'는 등의 거친 표현을 쓰며 귀국 후 당권 도전을 시사했다.
홍문종 의원은 자유한국당 지지율이 한 자릿수로 내려앉은 상황에서 "친박이라고 하는 사람들을 다 바퀴벌레라고 빼버리면 (홍 전 지사를 지지하는) 1~2%를 갖고 하겠다는 것인가"라며 "외연을 확대해야 하는 판에 너 자르고 너 안 된다 이렇게 하는 것은 안 된다. 정말 잠이 안 온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홍 의원은 홍 전 지사가 친박계를 배제하고 당을 운용할 경우 그야말로 자유한국당이 "왕따가 될 것"이라며 "우리가 앞으로 통합진보당이나 정의당처럼 그저 3~4%, 아주 극소수 홍준표를 좋아하는 사람들하고만 정치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진보 정당들을 제 논리에 끌어들이기도 했다.
이런 친박계의 주장에 대해, 홍 전 지사를 당 대표로 추대하려는 당내 일각은 대선 당시 당 지지율이 10%대 초반이었음에도 결과적으로 홍 전 지사의 대선 득표율은 24%에 이르렀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에 대해 홍문종 의원은 "그 24%는 홍준표를 보고 찍은 게 아니다"라면서 '내가 오면 다시 24%가 될 것이라는 것은 홍 전 지사의 환상이냐'라는 사회자 질문에 "애들 말처럼 착각은 자유"라고 말하기도 했다.
홍문종 의원은 홍 전 지사의 "잘못을 낱낱이 고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당권 도전을 고심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홍 전 지사의 잘못됨을 제가 당원들에게 고해야 한다"며 "그러면 한국당이 이전투구하는 모습이 보여지고 당이 더 어려워질까봐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지금 홍 전 지사가 하는 말을 봐서는 누군가는 꼭 이 분에게 진짜 일침을 놔야 하고 정신을 차리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내달 3일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두고 원유철 전 원내대표가 "젊고 강한 야당이 돼야 한다"며 출마 의지를 시사했고, 비박계 중진인 나경원 의원도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외부 인사 영입론도 일각에서 나온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