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촛불 발언'이 불러온 파장과 관련해 청와대가 언론에 대한 불만을 터뜨렸다.
청와대 김은혜 대변인은 12일 브리핑에서 "어제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이 '촛불시위 반성하라'고 말한 것처럼 따옴표를 달아서 기사의 제목을 쓴 신문이 있다"며 "그러나 이 대통령은 국민에게 반성하라고 하거나 촛불시위를 반성하라고 한 것이 아니라 '당시 참여했던 지식인과 의학계 인사'를 지칭해 말했을 뿐"이라고 했다.
김 대변인은 "언론이 없는 말로 임의로 제목을 달면 어느 누가 곡학아세(曲學阿世)라고 하지 않겠느냐"며 "프레임을 미리 짜 놓고 여기에 맞지 않으면 비판하는 것이 언론의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김 대변인은 "대통령의 말씀은 있는 그대로만 써 달라"며 "더 원하는 것도 아니다, 객관적으로 공정하게만 써 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김 대변인이 이같은 자신의 항의성 발언에 대해 '비보도(오프 더 레코드)'를 요청하면서 또 다른 혼선도 있었다. 하지만 이는 일부 언론에 의해 이미 기사화된 내용인데다, 청와대 기자단도 논의 끝에 "비보도 요청이 성립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전날 이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촛불시위 2년이 지났다. 많은 억측들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음에도 당시 참여했던 지식인과 의학계 인사 어느 누구도 반성하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비공개로 이뤄진 이날 국무회의에서 나온 이 대통령의 발언은 김은혜 대변인의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해져 논란을 불렀다.
"청와대의 '마사지 주문' 실상, 도대체 어땠길래…"
이 대통령의 발언을 전한 언론보도를 '곡학아세'로 규정한 김 대변인의 논평은 정치권의 거센 반발을 부르고 있다.
지난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춘추관장을 지낸 김현 부대변인은 "기자출신 김 대변인이 발언 내용 중 일부를 제목으로 쓰는 언론의 기본적 관계를 모를 리 없다"며 "그런데 언론이 무엇을 곡학아세했다는 것인지 참으로 해괴한 노릇"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청와대가 비공개 내용을 이례적으로 소개해 놓고, 이제 와서 그 내용을 받아 쓴 언론을 비난하고 있다"며 "대통령의 발언이 논란을 부르자 그 책임을 언론에 떠넘기려고 하는 것 같은데, '남 탓 타령'도 한두 번"이라고 꼬집었다.
같은 당 이규의 부대변인도 "대통령이 발언을 그대로 적시하며 정한 기사의 제목을 청와대가 직접 문제삼은 것은 그 동안 언론을 향한 '마사지 주문'의 실상이 어떠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 준 사례"라고 비난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