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발생한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를 수사해 온 검찰이 서울메트로와 정비용역업체 등 관계자 9명과 각 법인을 기소했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성상헌 부장검사)는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서울메트로 이정원(53) 전 대표와 은성PSD 대표 이모(63)씨 등 9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8일 밝혔다.
또한, 검찰은 안전 관리 책임자인 회사 대표가 관련 조치를 미이행한 혐의(산업안전보건법 위반)로 서울메트로와 은성PSD 각 법인에 대해서도 재판에 넘겼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대표 등은 지난해 5월 28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발생한 사고와 관련해 안전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사망 사고를 유발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스크린 도어를 홀로 정비하다 열차에 치여 숨진 정비용역업체 직원 김모(당시 19세)씨의 죽음은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의 열악한 노동 현실을 드러내며 사회적 공분을 샀다.
지난해 11월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6개월간 수사해 온 검찰은 서울메트로 본사 임직원과 구의역 역무원, 은성PSD 임원 모두 김씨의 사망에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2015년 8월 강남역에서 발생한 비슷한 사고 이후 지하철 선로 쪽에서 작업하면 반드시 2인 1조로 일하도록 했음에도 인력 부족을 방치하고 관리·감독을 부실하게 했다는 이유에서다.
검찰은 특히 서울메트로가 사고 방지를 위해 도입한 설비를 활용하지도 않고 방치하고 현장 점검 등 실질적인 관리·감독을 하지 않았다며 이 전 대표 등 6명을 기소했다.
김군이 혼자 역무실에 들어와 마스터키를 가져갔음에도 관련 서류 작성을 요구하지 않고 열차 운행을 조절하는 조치 또한 하지 않은 구의역 부역장 김모(60)씨 등 2명도 기소됐다.
아울러 검찰은 김씨가 속했던 은성PSD의 대표 이씨가 2인 1조 작업이 불가능한 인력 상태를 방치하고 홀로 작업한 경우에도 관련 서류를 허위 작성하도록 묵인한 책임을 물었다.
앞서 경찰은 서울메트로 임직원 7명, 은성PSD 4명, 구의역 3명 등 총 14명을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지만, 검찰은 이 중 과실 여부가 경미한 5명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당시 사고가 발생했던 구의역 역장의 경우, 당일 비번이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김군이 열차에 치여 사망하는데 직접적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은성PSD 직원 3명은 2인 1조 작업이 어려운 상황을 방치한 데 책임이 무겁다고 보기 어렵고, 서울메트로 직원 1명은 다른 이들과 비교해 간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봤다.
검찰은 "안전사고 위험이 상존하는 부문을 외부업체에 전담시키는 '위험의 외주화'는 책임과 역할을 분산시켜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면서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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