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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올인'이 촉발한 韓-中 갈등, '마사지'로 회복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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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올인'이 촉발한 韓-中 갈등, '마사지'로 회복될까?

'先천안함-後6자회담' 고수하며 "중국과 갈등 없다"?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6자회담 당사국 등 국제공조를 통합 '북한 압박'에 몰두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가 '중국 달래기'로 태도를 바꿨다.

그러나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정상회담 일정과 의제를 사전에 통보조차 하지 않은 중국의 태도와 정상회담 이후 나온 중국 측의 메시지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면 늦은 감이 적지 않다. 청와대의 이같은 '외교 마사지'는 오히려 새로운 갈등을 일으킬 소지도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이 한국 고려해 金위원장 방북 늦췄다?

이명박 대통령은 7일 한나라당 지도부를 청와대로 불러 가진 조찬 간담회에서 "북한이 올해 들어 여러 차례 중국 방문을 요청하고 일정도 만들어졌었으나, (중국이) 우리와 만나기 전에 먼저 북한과 만나는 것이 문제가 있다는 생각에서 북한 지도부의 방문을 며칠 더 미룬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중 정상회담 직후 북한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이 이뤄진 것 자체가 중국 측의 '배려'의 일환이라는 언급이다. 최근 우리 외교가를 중심으로 중국 정부의 움직임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적지않게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언급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같은 언급에는 석연치 않은 대목이 적지 않다. 지난 달 30일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중국 측은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 일정을 우리 정부에 통보하지 않았다.

우리 정부도 장신썬 주한 중국대사를 통해 항의의 뜻을 에둘러 전했지만, 청와대는 구체적인 설명없이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은 오래 전부터 파악하고 있었던 사실"이라고 모호한 태도를 취했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이 대통령이 "중국이 한국 정부를 고려해 김 위원장의 방중을 미뤘다"고 언급한 대목은 중국 정부와 또 다른 '진실게임'을 야기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김성환 외교안보수석은 "(중국이) 우리 정부의 입장을 먼저 들어보고 김정일 위원장을 맞아들인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특히 김 수석은 "오늘(7일) 오전 중국 정부는 우리 대사관 관계자를 불러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 결과를 브리핑해 줬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인 류우익 주중대사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수석은 "한중관계를 중시한 중국이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 결과를 우리 정부에 가장 먼저 통보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이 자리에서 중국은 '이제까지 중국은 한국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왔고, 앞으로도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전해 왔다"고 밝혔다.

이처럼 중국 정부가 류우익 대사를 통해 북중 정상회담 결과를 사후에 브리핑해 줬다는 사실을 들어 청와대는 "한중관계에 이상은 없다"고 항변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브리핑은 외교적으로 당연히 이뤄져야 할 절차였다는 점에서 양국의 외교 갈등에 대한 억지 '봉합'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브리핑의 내용이 실질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는지도 분명치 않다. 청와대는 이에 대한 질문에 "북중 정상회담에 대한 중국 신화통신의 보도를 참조해 달라"며 "그 이상의 내용은 외교관례상 공개할 수 없다"고만 밝혔다.

▲ ⓒ청와대

○…중국에 항의한 적 없다?

우리 정부가 중국 측에 항의의 뜻을 전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청와대는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앞서 장신썬 중국대사는 지난 3일 외교통상부와 통일부 청사를 각각 방문한 바 있다. 외교가는 이를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 과정에서 한국 측을 배제하는 듯한 인상을 남긴 중국 정부에 대한 '항의'로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통일부의 경우 새로 부임한 주중대사가 인사차 방문한 것으로 알고 있고, 외교부 방문의 경우에도 일상적으로 이뤄지는 양국 간 협의를 위한 것이지, 항의를 위해 만들어진 자리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한중 관계에 이상이 있다거나, 마치 갈등이 비춰지는 것처럼 보도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북중 정상회담 직후 제기되고 있는 중국 측의 시그널은 '불쾌감'에 가깝다는 게 중론이다. 중국 외교부의 장위(姜瑜)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을 통해 천안함 침몰의 배후가 북한이라는 시각에 대해 "언론의 추측"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장 대변인은 김정일 위원장의 전격적인 방중에 대한 한국 정부의 반응에 대해서도 "어떤 국가 지도자의 방문을 받아들이는 것은 중국의 내부 문제며 주권의 범위에 있는 것"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간접적으로 중국 정부를 대변하는 관영언론도 한국 정부를 비난하고 나섰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한국이 김 위원장의 방중을 사전에 알리지 않았다며 중국을 원망하고 있지만 이는 중국에 화풀이 하는 격"이라고 지적하면서 "너무 유치하다"는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뤼차오 연구원의 논평을 보도했다.

○…중국도 '先천안함-後6자회담'에 동의할 것이다?

청와대는 향후 전개될 '천안함 외교전'에서 중국 측의 적극적인 협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6자회담 재개 가능성과 맞물린 중국 정부의 대응방침을 묻는 질문에 "선(先) 천안함, 후(後) 6자회담이라는 우리 정부의 입장은 확고하다"며 "중국 정부도 이같은 방침에 동의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 역시 "우리는 지금도 중국 측과 충분히 협의하고 대화하고 있으며, 객관적인 천안함 조사 결과를 내놓으면 중국이 건설적 역할과 책임을 다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는 천안함 문제와 6자회담을 분리하고 있는 중국 정부의 입장에 대한 근거 없는 '낙관론'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한중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의 방북을 언급하지 않은 대목부터가 중국 정부의 '분리대응' 방침을 명확하게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외교부 장위 대변인은 "6자회담은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시아의 장기적인 안정을 도모하는 가장 바람직한 채널"이라면서 "우리는 유관 당사국들과 대화와 소통을 유지하면서 조속히 6자회담을 재개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안함 문제와 6자회담을 분리 대응하는 게 중국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이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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