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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군을 믿지만, 문제 있는 부분은 정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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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군을 믿지만, 문제 있는 부분은 정비해야"

"전작권 환수 재검토하라"는 보수, 'MB 반응'은?

이명박 대통령은 22일 낮 군 원로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천안함 침몰사고와 관련한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고, 군 원로들의 제안을 듣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재향군인회, 성우회 등 보수 색채가 강한 단체에 소속된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이번 침몰사고의 원인을 사실상 '북한'에 둔 채 강경한 발언을 쏟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北소행이라면" 가정법부터…"전작권 이양 재검토" 요구까지

청와대 박선규 대변인에 따르면 한 참석자는 "올림픽을 앞두고 벌어진 KAL기 폭파, 월드컵 4강 때의 제2연평해전 등 과거를 돌아보면 국가적인 큰 행사가 있을 때마다 이런 일이 반복됐다"면서 "(G20 등) 앞으로 큰 행사가 많이 예정돼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또 일어날 수 있다.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고 주문했다.

다른 참석자는 "과학적, 객관적으로 국제 전문가들과 함께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과학적인 노력을 통해 북한의 소행으로 결론난다면 이번만은 정말 단호하게 해 줬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참석자는 "이번 일을 국가 전체 차원의 안보의식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 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 다른 한 참석자는 "천안함 사태야말로 전시작전통제권 이양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계기를 만들어 줬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께서 이 문제를 다시 진지하게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 이명박 대통령은 22일 낮 군 원로들을 청와대로 불러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가졌다. ⓒ청와대

"결론 나오면 단호한 대응…그 때까지는 기다려 달라"

이같은 주문에 대해 이 대통령은 '원인규명이 우선'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박선규 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작권 환수 재검토' 요구에 대해선 특별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이며 신중한 자세로 듣기만 했다"며 "현재 이 문제와 관련한 우리 정부의 입장이 달라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청와대는 "한미 양국이 2012년 4월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기를 연기하기로 합의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를 공식 부인하기도 했다.

또 이 대통령은 "국제 사회와 공조해 원인을 규명하고 있기 때문에 머지않아 일차 결과가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며 "결론이 나오면 나오는대로 단호한 대응을, 말을 앞세우기 보다는 행동으로 분명하고 단호하게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 때까지는 참고 기다려 달라, 나라를 사랑하고 군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약해진 안보의식을 세우고, 국민통합을 이루는 일에 앞장서 달라"고 당부하며 이같이 말했다.

"기본적으로는 軍을 믿지만…"

또 이 대통령은 "올해는 한국전쟁이 일어난지 60주년이 되는 해"라며 "60주년을 기념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우리 군 전반을 점검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천안함 침몰사고를 계기로 대대적인 군 개혁 프로그램을 가동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나는 기본적으로 군을 믿지만, 관행적으로 계속 해 오던 일을 한 번 철저하게 돌아보고 문제가 있는 부분은 과감하게 정비해야 할 때가 됐다고 본다"며 "군 스스로 강한 군대를 만들어야 하며, 대통령도 강한 군대를 만들기 위한 합리적인 노력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세환 재향군인회장, 백선엽 육군협회장, 김종호 성우회 회장 등 군 원로 22명이 참석했으며, 김태영 국방부 장관과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 김병기 국방비서관 등도 배석했다.

한편 같은 날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한 청와대 관계자들의 발언도 신중한 편이었다.

정정길 대통령실장은 "북한 개입의 증거가 있는지, 없는지조차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면서 "조사가 진행 중이고, 어느 정도 확실한 게 있어야 발표를 할 텐데 이 문제에 대해선 보고받은 사항이 없다"고 했다.

김성환 외교안보수석도 "(북한이) 직접 개입했다는 정황은 확인하지 못했고, 간접적인 정황도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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