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정선군은 남면 낙동리에서 청동기시대 동굴무덤이 발굴됐다고 밝혔다.
연세대학교 박물관(관장 한창균)은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지난 2월 5일부터 27일까지 정선군 남면 낙동리 매둔 동굴유적에 대한 학술발굴을 진행했다.
이번 발굴 작업은 주로 동굴 입구 지점에 위치한 청동기시대의 문화층을 중심으로 실시되었다.
조사 결과 청동기시대에 형성된 재층과 관련해 적어도 네 사람 분에 해당하는 사람 뼈와 함께 다양한 종류의 유물이 출토되어 주목된다.
재층은 크게 윗부분의 백색 재층과 아랫부분의 회색 계열 재층으로 구분되며, 1호 사람뼈와 2호 사람뼈는 백색 재층 바로 위에 잇닿아 안치되어 있었고, 나머지 뼈들은 재층 속에 흩어진 상태로 발견되었다.
한편 회색 계열 재층에서는 신석기시대 빗살무늬 토기 조각 등을 비롯해 청동기시대의 돌화살촉이 함께 발견되어 유적의 형성 과정에서 매우 특이한 양상을 보여준다.
방사성탄소연대측정 결과에 따르면 재층은 전체적으로 기원전 12~8세기(중심 연대, 기원전 10세기)에 속하는 연대를 지닌다.
이 연대는 백색 재층 위에 안치된 1호와 2호 사람뼈가 청동기시대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입증해준다.
지금까지 조사된 여러 정황으로 판단할 때, 주검을 안치하기에 앞서 불을 이용한 의식이 먼저 행하여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과정에서 신석기시대 문화층의 상부 지점에 퇴적되어 있었던 빗살무늬토기 조각 등이 교란을 받으며 청동기시대의 재층 안으로 뒤섞이게 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같은 점은 매둔 동굴유적에서 조사된 청동기시대 문화층의 형성 과정을 새로운 시각에서 이해하는데 좋은 자료가 된다.
정선 매둔 동굴에서는 그동안 한국의 청동기유적에서 알려지지 않았던 독특한 유형의 무덤이 처음으로 드러났다.
또한 재층과 같은 문화층의 형성 과정도 매우 특이한 양상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연세대학교 박물관에서는 앞으로 주검의 성별과 나이 감정 및 유전자 분석을 통하여 그들의 체질 특성과 무덤의 성격(가족무덤, 공동무덤) 등을 자세하게 밝히는 연구를 지속할 예정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