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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오전엔 '눈물'…오후엔 '北風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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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오전엔 '눈물'…오후엔 '北風몰이'?

'전작권 환수 재검토'까지 꺼내든 MB '외교안보자문단'

천안함 침몰사고의 원인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청와대의 은근한 '북풍(北風)몰이'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공개적으로 책임 소재를 지목하지는 않고 있지만 "어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한 채 한나라당과 보수진영 등을 중심으로 거세게 일고 있는 '북한 책임론'과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정치적 효과'만은 톡톡히 누리고 있는 모양새다.

이동관 "조용하다고 단호하지 않은 건 아냐…확실한 '스모킹건' 찾아야"

이명박 대통령은 19일 오전 생방송 특별 연설에서 사고 원인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다만 "대통령으로서 천안함 침몰 원인을 끝까지,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그 결과에 대해 한치의 흔들림 없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희생 장병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면서 눈물을 보이기까지 했다. 청와대 이동관 홍보수석은 "이날 연설의 무게중심은 추모 쪽에 있다"며 "장병들의 이름을 부르는 것은 이 대통령이 직접 제시한 아이디어"라고 밝혔다.

또 이 대통령은 "우리에게 무엇이 부족한지, 무엇이 문제인지, 철저히 찾아내 바로 잡아야 할 때"라고 지적해 묘한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듣기에 따라선 이번 침몰사고의 원인을 '내부적 문제'로 파악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가능한 발언이었다.

그러나 청와대 이동관 홍보수석의 뉘앙스는 사태 초반부터 비교적 신중한 스탠스를 이어오고 있는 이 대통령의 그것에 비해서도 '북한 책임론' 쪽에 조금은 더 기운 듯 했다. 어떤 의미에서는 호전적이기까지 했다.

이 수석은 "예단을 앞세워 말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면서도 "단호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스모킹 건(Smoking gun : 결정적인 증거)'을 찾는게 필요한 게 아니겠느냐"고 했다. 이 수석은 "조용한 목소리로 이야기한다고 해서 단호한 의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리에게 무엇이 부족한지 철저히 찾아내야 한다"는 이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서도 이동관 수석은 사고원인 자체가 아니라 군의 전반적인 '기강해이'와 관련된 발언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수석은 "천암함 침몰과 관련한 초기 보고상황, 또 최근 연이은 헬기 추락 등에 대해서 국민적인 따가운 비판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개혁과 개선의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날 군의 '정신력'을 언급한 것도 마찬가지 맥락이라는 설명이다.

전날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으로 드러난다면 우선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유엔 안보리에 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라고 엄포를 놓은 대목을 두고도 이 수석은 "외교부 장관의 입장에서야 충분히 준비하고 대응하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고 두둔했다.

▲ 19일 청와대에서 오찬을 겸해 열린 외교안보자문단 간담회. 이 자리에서는 '천안함 국면'을 틈탄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재검토' 필요성까지 거론됐다. ⓒ청와대

'보수일색' 외교안보자문단 "이참에 전작권 환수 재검토를"

같은 날 오후 열린 이 대통령과 외교안보자문단의 오찬 간담회에서는 보수진영의 오랜 '레퍼토리' 중 하나인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환수 재검토 문제까지 거론돼 눈길을 끌었다.

청와대 김은혜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간담회에서 한 참석자는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전시작전권 전환의 재검토 필요성이 커졌다"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자들은 "우리 군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국방개혁 중 전력증강의 우선순위에도 재검토가 필요하다", "이번 사건의 단순한 조사를 넘어서는 범정부차원의 대책위원회 같은 조직을 구성할 것을 건의한다"는 주문도 쏟아냈다.

이 대통령이 '전작권 환수 재검토' 등의 주문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구체적으로 전해지지 않았다.

다만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번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우리의 안보의식을 강화하고 국가 안보체계를 재점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김은혜 대변인이 전했다.

또 이 대통령은 최근 무디스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한단계 올린 것을 언급하면서 "한국의 위기관리능력에 신뢰를 보낸 것이라고 평가한다"며 "천안함 사건이 발생한 이후 우리 경제가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책임 있는 국가가 되었기 때문에 심증만으로 목소리를 내서는 안 된다"며 "국제사회에서 신뢰할만한 균형감각을 갖고 이 문제를 다루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승주 한미협회회장, 현홍주 전 주미대사, 안광찬 인하대 초빙교수, 하영선 서울대 교수, 김태우 국방현안연구위원장, 남주홍 경기대 교수, 김성한 고려대 교수,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이정민 연세대 국제 대학원장, 한석희 연세대 교수 등 10명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선 정정길 대통령실장과 박형준 정무수석, 김성환 외교안보수석, 이동관 홍보수석, 대외전략·국방비서관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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