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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여론수렴 하겠지만, 추진은 변함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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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4대강 여론수렴 하겠지만, 추진은 변함없다"?

[기자의 눈] 'MB 불변의 법칙', 남은 수순은?

똑같다. 너무나 똑같다.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 한나라당은 지난 2년 간 "대운하와 4대강은 다르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하지만 2007년부터 2008년 초까지 찬반 양측의 뜨거운 공방의 전개와 권부의 대응은 현재 모습과 너무나 똑같다.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된 지 보름이 채 되지 않았던 지난 2007년 12월 31일, 이재오 당시 최고위원을 인터뷰했다. 하늘을 찌를 기세였던 그는 대통령직 인수위 대운하 태스크포스의 고문 직함도 겸하고 있었다.

당시 이 최고위원은 "경부운하는 반대 여론도 수렴해 가면서, 공사해 가면서 수렴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다른 정책사안의 경우 수렴하면서 조정이 가능할 텐데 운하는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닌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 최고위원의 답변은 명쾌하고 명확했다.

"'한다'는 것은 이미 결정된 사실이다. 운하 자체를 반대한다는 의견은 수렴 할 수 없다. 기술적인 문제라든지 그런 것들이 있지 않나. 예를 들어 문화재 문제나, 강을 복원해 나가면서 강안을 어떻게 항구도시로 만드느냐 하는 등 운하를 만드는 데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를 수렴하는 것이지, (운하 자체를) 하지 말자는 것을 어떻게 수렴하나."

MB 불변의 법칙

이재오 당시 최고위원은 2008년 2월 한 강연에서도 "반대 의견들도 적극적으로 수렴하겠지만 (대운하 사업은) 결국 그 시대 지도자의 결단에 의해 이뤄질 수 있는 과제"라고 말했다.

2년 여 가 지난 2010년 3월 26일 이번엔 정두언 의원은 '홍보는 부족했지만 공사 자체의 변경이나 중지는 없는 것이냐는 질문에 "잘못된 일이 있으면 중단하고 변경해야 하는데 잘못된 일이 없는데 왜 그걸 중단하고 변경하냐"고 반문했다. 소재는 대운하에서 4대강 사업으로, 발화의 주체는 이재오에서 정두언으로 바뀌었지만 판박이 같은 풍경이다.

2007년 대선 직후 권부는 "'530만 표 차이로 이겼다. 국민들이 대운하에 동의한 것이다'는 논리를 내세웠고 지금은 "국회에서 합법적으로 예산안도 다 통과됐다. 게임은 끝났다"는 입장이다.

반대 여론에 대해선 "홍보가 부족했다. 하지만 대통령의 소신이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4대강에 관한 한 무슨 매뉴얼이라도 있는 것 같다.

되짚어 보면 2008년 5월, '대운하 출구전략'을 내놓은 사람은 정두언 의원이다. 이 때는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 집회가 절정으로 치닫고 이에 비례해 대운하 반대 여론까지 비등해진 때다. 마침 이재오 당시 최고위원도 총선에서 충격적 패배를 당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 의원은 이 대통령에게 "터널을 뚫는 것은 나중에 해도 되니, '4대강 정비'로 개념을 바꿔서 추진하는 게 좋겠다"고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주일 여 후 이 대통령은 "(물길을) 잇는 것은 국민들이 불안해하니 뒤로 미루고…"라고 발을 빼기 시작했고, 6월 기자회견에서 "국민이 반대하면 대운하를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표현이 '대운하'에서 '4대강'으로 변했을 뿐, 강을 파고 보를 설치하는 등의 기본 골격은 마찬가지인 게 이후 과정에서 입증됐다.

마지막 장면까지 반복될까?

현재도 마찬가지다. 야당과 환경단체는 물론 천주교와 조계종 공식기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 대통령의 '소신'이 변할 것 같진 않다. 임기 반환점을 눈앞에 두고 있는 이 대통령이 물러설 곳도 마땅치 않다.

하지만 "성의껏 설명을 못해서 미안한데 문제는 없다. 이 대로 간다"는 수준의 '설득'으로 반대론이 가라앉지 않는다는 것도 지나온 과정과 현재가 입증하는 바이다.

당ㆍ정ㆍ청이 왁자지껄하게 '4대강 홍보전'에 팔을 걷었음에도 26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4대강 사업에 대해선 반대의견이 49.9%로 찬성(36.7%)보다 13.2%포인트 높았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 연령별로는 50대 이상에서만 찬성이 반대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같은 현실에 비추어 사태의 전개를 예상해 본다면 '강 대 강'의 충돌 외에 다른 길이 보이지 않는다. 이에 대한 잘잘못을 가리기 전에 이명박 대통령은 국정 5년의 포부를 밝힌 자신의 취임사 핵심이 '국민통합'이었다는 점을 상기해 볼 필요는 있겠다. 임기의 한 가운데를 지나고 있는 지금 국민통합의 의지는 도대체 어디에서 찾아볼 수 있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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