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사퇴 "대선 책임"

"지도부 총사퇴"…안철수 "당분간 재충전 시간 갖겠다"

5.9 대선 참패의 파도가 국민의당을 덮쳤다. 박지원 당 대표는 대선 패배에 책임지고 사퇴하겠다면서, 지도부 전원에게 동반 사퇴를 제안했다. 안철수 후보는 정계 은퇴설은 일축했으나 당분간 "재충전의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

박 대표는 10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선거캠프 해단식에서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저는 모든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며 "패인은 100가지도 얘기하지만, 모든 책임을 다 지겠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새로운 모습의 당으로 다가가자고 제안한다"며 "다음 주면 원내대표 임기도 만료돼 새 원내대표를 선출해야 한다. (새) 원내대표에게 비대위 구성 권한을 위임해 현 상황을 풀어 가자고 제안한다"고 밝혔다.

안철수 "패배했지만 좌절하지 않겠다…재충전 시간 갖겠다"

해단식에서 안철수 후보는 당 관계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후 "제가 부족했다. 저는 이번 대선에서 변화와 미래를 향한 국민 열망을 온전히 실현하지 못했다"고 자평했다.

안 후보는 "문 대통령에게 축하 인사를 드리고, 문 후보를 지지한 국민뿐 아니라 다른 후보를 지지한 국민들까지 포용해서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구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전진시켜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저는 패배했으나 좌절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패배 경험을 대한민국 변화의 미래를 위한 자산으로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해 일각에서 나오는 정계 은퇴 전망을 일축했다.

안 후보는 향후 당 내에서나 정치권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묻는 기자들의 질문 세례에 구체적 답변은 하지 않고 "당분간 재충전의 시간을 갖겠다"고만 답했다. 이로 미루어볼때, 안 후보는 정치 현안과는 당분간 거리를 둘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와 안철수 대선후보가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선거캠프 해단식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손학규 "민주당에 휩쓸려가선 안 돼" 경고

한편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은 "이제는 협치 시대가 도래했다"며 "국무총리 인준에 관해 국민의당이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 달라"고 제안했다. 손 위원장은 "제가 이낙연 지사와 친해서 하는 얘기가 아니다"라며 이같이 강조하고 "우리가 소수, 약체 당이니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에 휩쓸려 가서는 안 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손 위원장은 "그런 유혹이 있다면 분명히 자르라"며 "국민의당의 몫은 미래, 개혁, 변화에 있다. 우리 당의 분명한 정체성으로 깃발을 높이 들고 나가자"고 부연했다. 집권 여당이 된 민주당발(發) 구심력에 일부 의원들이 동요하거나 탈당하지 않게 다잡은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