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들 유세 일정 바꿔 일제히 강릉으로

조속한 산불 진화 및 피해 복구 정부 지원 촉구

강원도 강릉과 삼척에 대형 산불이 나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7일 일정을 취소하고 강릉 산불 피해 주민들을 위로 방문했다. 심상정 후보도 강릉으로 향했다.

문재인 후보는 이날 최문순 강원도지사와 함께 강원도 강릉 성산면 성산초등학교에 마련된 주민 대피소를 방문해 "피해가 복구될 때까지 중앙 정부에서도 최대한 지원하겠다"며 "강원도만의 소방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강원도를 넘어서서 초강력 단위로 소방 장비와 인력을 총동원해 빠른 시간 내에 진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후보는 강릉 산불에 국민안전처의 재난 문자 메시지 발송이 이뤄지지 않은 점에 "지난번 세월호 참사 때 해경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에 해경을 해체해버리고 국민안전처를 다시 만들었는데, 이런 재난에 대해 여러가지 부족한 점이 많았다"고 평가하면서 "정권 교체를 하면 소방과 해경은 다시 독립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 후보는 "육상의 모든 재난은 우선 소방이 현장 책임을 다 지도록 재난 구조 대응 체계를 일원화하고, 청와대가 국가 재난에 대해 강력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후보는 이날 강릉 유세를 계획했지만, 유세를 취소하고 이재민을 격려하는 일정으로 바꿨다. 문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강릉 산불이 조속히 진화될 수 있도록 국가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며 "주민들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하며, 저도 계속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고 적었다.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7일 오전 산불 피해 이주민들이 머물고 있는 강원 강릉시 성산면 성산초등학교를 방문해 산불로 터전을 잃은 이재민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위기 관리 시스템 수준 끌어올리겠다"

안철수 후보도 이날 서울 지하철 2호선 주변에서 걸어서 유세하려고 했으나, 일정을 취소하고 주민 대피소가 차려진 강릉노인복지관과 성산초등학교를 방문했다.

안철수 후보는 위로 방문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종합지휘본부에 가서 현황 보고를 받는 것은 조금이라도 수습에 폐가 될까 우려해 들르지 않았다. 주민들이 대피해 계신 강릉노인복지관과 성산초등학교를 방문해 주민들의 말씀을 들었다"고 적었다.

안 후보는 "정부와 국회는 화재 수습 이후 주민들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대책을 준비해야 한다"며 "제가 앞장서겠다. 그리고 반드시 국가 위기관리 시스템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다.

안 후보는 피해 입은 주민들에게는 "여러분의 고통을 국가가, 온국민이 함께 나눌 것임을 말씀 드리고 싶다"고 했고, 소방관과 군인 등에게는 "화재 진압 과정 중 안전에 유의하셔서 절대로 인명 피해가 생기는 일이 없도록 유념해달라"고 당부했다.

유승민·심상정 "황교안, 특별재난지역 선포해야"

이날 대전 유세를 취소하고, 대피소를 찾은 유승민 후보는 "지금 (황교안) 대통령 권한 대행이 있으니까, 중앙 정부가 국민안전처와 특별재난지역을 빨리 선포하고, 피해 복구 등 정부가 지원할 수 있는 부분에서 최대한 신속하게 하는 게 옳다"고 촉구했다.

유 후보는 "집을 잃어버린 분들 중에 토지 소유주가 따로 있는 분들은 이번 일로 거기에 못 살게 될까 봐 걱정을 많이 하시는데, 어떤 대책이 있는지 부탁드리고 도와드릴 일이 있으면 돕겠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세월호 사건 때문에 국민안전처를 만들었지만 그 이후로 대형 화재든 지진이든, 제대로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한 측면이 분명히 있다"면서 "중앙소방본부를 119소방청으로 독립시키고 재난이 발생하면 군과 경찰과 소방과 지자체 누구 할 것 없이 즉각 바로 대응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도 일정을 바꿔 강릉으로 가고 있다. 심 후보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강릉에 가고 있다. 혹시나 화재 진압에 조금이나마 누가 될까봐 방문을 망설였다. 그러나 삽시간에 삶의 터전을 잃고 고통받는 국민 곁에 있는 것이 지도자의 기본적 임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적었다.

심 후보는 소방본부, 공무원들에게 인명 피해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하고 피해 주민들을 위로한 뒤 "화재가 진압되고 나면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포함한 피해 지원 마련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경남에서 집중 유세 중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강원도 당원 동지들께서는 유세를 중단하고 강릉 산불 확산 차단에 만전을 기해주기 바란다. 저는 일정이 지금 경남이라서 올라가지 못함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