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영원한 적군도, 영원한 아군도 없다더라"

"절대가 아니라 내 발로는 친박 안 나간다"

한나라당 김무성 의원이 19일 `세종시 절충안'을 둘러싼 박근혜 전 대표와의 갈등에 대해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김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세종시 해법으로 `대법원 등 7개 독립기관 이전안'을 제시하며 "관성으로 반대하지 말아달라"고 했지만 박 전 대표가 "가치없는 이야기"라며 "친박에는 좌장이 없다"고 정면 공박해 사실상 `정치적 동반자' 관계가 끝났다는 분석이 나왔었다.

이와 관련, 김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국방위원장 회의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잘못됐으면 잘못이라고 얘기해야 한다", "격한 감정의 관성에 젖었음을 지적한 건데 왜 상대가 기분나빠야 하느냐"며 격정을 토로했다.

김 의원은 친박(친박근혜) 일각에서 이제는 같이 갈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하자 "세종시 문제가 사상과 철학의 문제냐"며"이 문제가 처음 나왔을 때 많은 의원들이 문제가 많은 법이라고 했으나 박 전 대표가 한 마디 하니 싹 돌아섰다. 섭섭하고 안타깝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표를 잘 되게 하려는 생각이니까 내 발로 친박을 나갈 생각은 없다"고 말했으나 `절대 안나간다는 것이냐'라는 질문에 "절대가 아니라 내 발로"라고 밝혔다. 뒤에는 "만약 내가 직접 친박계에서 걸어나가더라도 친박 의원 한 명도 끌어내갈 생각은 없다"고 번복하기도 했다.

그는 `친이 일각에서 김 의원을 끌어안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하자 "이 와중에 나를 친박이 아니라고 하는 사람들도 한심하고, 나를 끌어오겠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한심하다"며 "친이(친이명박)계건, 친박계건 정권을 재창출해야 하는 한나라당 식구 아니냐"고 반문했다.

김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관성'을 언급한 것이 부적절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에 대해 "박 전 대표만이 아니라 세종시를 둘러싼 4대 세력을 두고 언급한 말"이라며 "솔직히 (박 전 대표가) 대통령보고 강도라고도 하지 않았느냐. 격한 감정의 가속도로 관성에 젖었음을 지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 만들겠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느냐'는 질문에 "이제 그 이야기는 그만하자. 그 때(1월 일본 방문) 한 이야기이니.."라고 더 이상 언급을 피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그동안 박 전 대표와 나의 관계를 생각할 때, 한 마디라도 하고 쫓아내야 하는 것 아니냐. 영원한 적군도, 영원한 아군도 없다는 선배들의 말도 있더라"고 덧붙였다.

그는 `박 전 대표가 친박계에서 나가라고 했다고는 보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나를 가볍게 생각했다면 내 인생이 허무하다. 내 인생보다 더 열심히 박 전 대표를 위해 일했는데.."라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쫓아낼 정도로 박 전 대표 인격이 안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기 정치를 한다는 지적이 있다'는 데 대해선 "자기 정치를 하지 않는 정치인이 있느냐"고 반문하고, "이명박 대통령하고 개인적으로 가까울 수 있었지만, 박 대표 당시 총장을 하면서 맺은 인연이 소중해 도운 것"이라며 "`부동의 미래권력 1위에 왜 이러느냐'는 지적도 있었지만 소신대로 이야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 잘못됐으면 잘못됐다고 이야기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 대통령에 대해 "임기가 3년 남았는데, 세종시 원안이 정 마음에 안들면 예산집행도 늦추면서 시간을 끌면 그만인데 왜 이렇게 들고나왔겠는가"라며 "도저히 해서는 안될 국가중대사여서 임기 내에 (풀고) 가겠다는 애국심의 발로"라고 평가하고 "친박계는 이걸 애국심이라고 평가하면 안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도 "이런 불신의 상황으로까지 온 것은 대통령 책임이 크다. 대통령이 깨끗하게 승복한 사람을 포용하지 않고, 같이 가자는 약속을 안지켰다"며 "대통령을 잘못 보좌한 역사의 죄인들이 지금도 나서겠다고 하니 기가 막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