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사드 체계가 들어온 경북 성주군에는 사드 운용을 위한 장비 차량이 드나들고 있으며 주민들은 이를 막기 위해 매일같이 군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경찰과 대치를 벌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방송인 김제동(43)씨가 소성리 주민들을 위로하고, 사드 배치를 강행한 정치권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제동씨는 사드 반입 나흘째인 30일 오후 성주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열린 '사드 반대 평화행동' 집회에 참석해 "국가안보를 들먹이며 성주를 희생시키려는 이들은 언제든 다른 지역도 희생시킬 수 있다"며 "주민들이 겪은 이야기를 널리 알리고, 이들과 함께 해달라"고 당부했다. 지난해 8월 군청 앞 촛불집회에 참석한지 8개월만이다.
또 "진정한 국가안보는 미국 무기 배치가 아닌 주민들이 안심하고 농사짓고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진압부대를 투입시켜 할머니들을 경찰 청년들과 싸움 붙인 책임자들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 "국회의원, 정치인들은 사드 반입 당시 주민들의 억울하고 분했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그러라고 세금으로 뱃지 달아주고 월급 주는 것"이라며 정치권의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성주, 김천 주민들을 비롯해 원불교, 천주교, 개신교 신도 등 500여명이 참석한 이날 집회에는 더불어민주당 유승희 의원, 정의당 김종대 의원도 함께 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도 소성리회관을 찾아 주민들과 30분가량 간담회를 가졌다. 그러나 미군 차량과 경찰의 진압을 막는 데에 함께 해달라는 주민들의 요구에 모두 답변하지 않고 돌아갔다.
주민들은 매일 경찰과 대치하며 군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날 오전에도 마을에는 대규모 경찰 병력이 들어섰고, 군용 유류차량 2대가 골프장 진입을 시도했다. 이를 막기 위한 과정에서 주민 2명이 경찰에 연행됐고, 2명이 병원으로 후송, 차량 2대가 파손됐다. 28일에도 주민들이 트랙터로 김천에서 골프장으로 이어지는 길목을 막으면서 1명이 연행돼 하루만에 풀려났다. 이처럼 주민들은 매일 사드 운용을 막기 위해 경찰 병력과 대치 중이다.
유조차 2대는 칠곡군 왜관읍 캠프캐럴 미군기지로 이동했으며 현재 마을에는 경찰 병력도 빠진 상태다. 그러나 주민들은 마을에서 경찰과 군 차량이 언제 다시 들어올지 모르는 상황을 대비하고 있다. 지난 26일 새벽 사드가 기습 반입된 후 미군은 하루만에 사드 배치를 끝내고, 현재 실전 운용을 위한 레이더와 통제장치, 발사대 연결까지 완료한 상태며 다음날인 27일에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사드 배치 비용 1억불(1조1천억원)을 언급하기도 했다.
김제동씨는 집회 참석에 앞서 소성리 주민들에게 사드가 기습 반입된 당시 상황에 대해 들었다. 주민들은 착찹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김씨의 방문에 힘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도금연(80) 할머니는 "우리 마을을 지켜준다고 생각했던 경찰이 할머니들 손을 꺾고 주민들을 막았다"며 "우리나라 경찰이 아니라 전부 미군들 같다. 그때 이후로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만 보면 놀란다"고 눈물을 보였다.
임순분 소성리 부녀회장도 "매일 불안 속에 지내고 있다. 아침 사이렌 소리에 일어나 하루종일 마을을 지키다 밤 늦게서야 집에 들어간다"며 "국회의원들도 각자 그 자리에서 사드배치의 불법성을 알려달라. 함께 마을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집회에 앞서 원불교, 천주교, 개신교 신도들은 마을 앞에서 종교행사를 갖고 주민들과 한 마음으로 사드장비 철거를 촉구했다. 주민들은 오는 1일부터 7일까지를 '평화주간'으로 정하고 '소성리 평화캠프촌'을 운영해 전국 각지에서 오는 이들과 함께 사드장비 차량을 막을 계획이다.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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