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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언 "인터넷 규제는 자율로"…사이버모욕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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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언 "인터넷 규제는 자율로"…사이버모욕죄는?

주한 영국 대사 "'빅브라더'의 감시 받지 않을 권리 있다"

28일 한나라당 국민소통위원회·디지털정당위원회가 주한영국대사관 및 인터넷자율정책기구와 공동으로 주최한 '디지털시대 표현의 자유Ⅱ-국제사회 인터넷 자율규제의 새로운 모색' 국제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무한정한 인터넷 자유를 주장하는 의견은 없었으나 참석자들은 정부의 독점적 규제의 효용에 대해선 한 목소리로 의문을 표했다. 주한영국대사는 '빅브라더'에 의한 감시를 우려했다.

"임시조치제도, 정부 비판 표현 억압 수단으로 악용"

▲ 표현의 자유 국제 토론회ⓒ프레시안 최형락

김유승 중앙대 교수는 "정부의 독점적 혹은 과점적 규제가 인터넷 내용규제 영역에서 표현의 자유에 대한 비판 뿐 아니라 규제 목표의 성취에도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유연하고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자율규제가 인터넷 규제 환경에서 더 큰 장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양대 황성기 교수는 대표적 독소조항을 꼽히는 '임시조치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정보통신망법 44조 2항에 의거한 이 제도는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 등 자신의 권리를 침해했다고 주장하는 당사자가 포털 등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게 정보의 삭제 또는 반박내용 게재를 요청하면 포털은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삭제 또는 30일 이내 해당 정보에 대한 접근을 임시적으로 차단하는 식으로 이해된다. '내가 피해를 봤다'고 주장만 하면 일단 글이 삭제되거나 접속이 차단된다는 것.

황 교수는 "(임시조치제도는) 국가는 정부권력, 사회적 권력에 대한 정당한 비판, 정치적 표현을 억압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면서 △시민들에게 장봉을 휘두르는 경찰 간부의 사진에 당사자가 임시조치를 요청해 다수의 게시물이 조치된 사례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와 관련한 이종걸 의원의 발언이 모 유력일간지에 의해 대량으로 임시조치된 사례 △어청수 전 경찰청장 동생이 성매매 의혹 유흥업소를 운영한다는 기사와 관련 동영상이 임시조치된 사례 등을 꼽았다.

영국 인터넷 전문가인 존 카 유럽연합 전문 자문관은 "영국에서 아동 포르노 관련 자료에 대한 접속 차단에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지만, 다른 사안에 대해서는 찬반 양론이 엇갈린다"면서 "정치적 문제 등에 대해선 정치인, 정부의 면밀한 검토 및 책임성이 강화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마틴 유든 주한 영국대사는 "인터넷 관련 규정은 정치인들에게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지 않으면서 동시에 취약계층을 보호해야 하는 정부의 역할과 권한에 대해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면서 "개개인들이 사생활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는 '빅 브라더'로부터의 감시를 받지 않을 권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전문가와 해외 인사들의 이같은 주장에 정치인들도 대체로 공감을 표시했다. 김형오 국회의장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나그네의 외투를 바람으로 벗길 순 없고 오히려 바람이 찰수록 옷깃을 더 여밀 뿐"이라며 "사이버 테러 등 부작용을 개선해야 하지만 교육과 자율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 것이 근원적 처방"이라고 말했다.

김성조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사이버 모욕죄와 인터넷 사용시간 제한 등 많은 규제 논의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외부에서 만들기보단 자율적으로 만드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향이 아닌가 싶다. 오늘 논의로 자율적 규제의 폭과 효율성을 높여 외부(정부)에서 간섭하는 규제의 폭을 대폭 줄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회를 맡은 정두언 의원도 "인터넷이 소통보다는 불신의 공간이 되고 있다는 부정적 우려와 규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규제가 맞는지는 의문"이라며 "영국과 미국 등의 자율규제 현황을 알고 서로 장점을 배우면서 상호 발전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가세했다.

그러나 국회의장과 한나라당 주요 인사들의 이같은 발언과 달리 한나라당이 지난해 하반기 '서민·지역 행복법안'이라고 제시한 중점처리 법안 43개에는 '사이버 모욕죄' 신설을 담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이 포함돼 있다.

게다가 검찰과 국정원은 네트워크 회선에서 실시간으로 오가는 모든 정보를 따가는 '패킷 감청'을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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