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10일 '규제프리존법'에 찬성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숙원 사업이었던 규제프리존법은 시민사회계로부터 '재벌 특혜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어서 논란이 일 전망이다.
안철수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공정성장과 미래'라는 주제로 연 특강에서 "지금 규제프리존법이 국회에 있는데, 저 포함해서 국민의당은 통과시키자는 입장이고 민주당에서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철수 후보는 이날 규제에 대한 자신의 전반적인 생각을 밝혔다. "규제는 개혁해야 하지만, 감시는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였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많은 신기술들을 활용한 여러가지 가능성이 많은데 규제가 발목을 잡는 부분들이 굉장히 많다"면서 "규제는 철폐해야 한다. 다만, 환경과 안전 관련 규제는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도 이와 같은 입장이다.
논란거리는 그 다음이었다. 안 후보는 "(더불어민주당이) 규제프리존법을 막고 있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저는 통과시키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규제프리존법은 이른바 '노동 개혁법'과 함께 박근혜 전 대통령과 대기업들의 숙원 사업이었다. 대기업들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입금하면서 박근혜 정부에 '규제프리존법' 통과를 요구한 바 있다. (☞관련 기사 : [발굴] 재벌이 입금하자, 박근혜-최순실이 움직였다)
규제프리존법은 지역 경제 발전을 도모한다는 명목으로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14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78개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에 따라 특정 산업이 '지역 전략 산업'으로 선정되면 해당 분야에 진출한 기업은 각종 규제 면제와 세제 혜택을 받는다.
시민단체가 이 법안에 반대하는 이유는 이 법이 안철수 후보가 언급한 '환경'이나 '안전' 관련 규제까지 완화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참여연대, 무상의료운동본부, 환경운동단체연합 등 시민사회 단체들은 지난 2월 13일 "규제프리존법은 무분별한 규제 완화를 가능하게 해 의료, 환경, 교육, 경제적 약자 보호, 개인 정보 보호 등의 공공성을 침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규제프리존법이 '박근혜 게이트'의 핵심 논란거리라는 지적도 있다. 이 법 93조를 보면 시도지사는 '규제프리존 지역추진단'에 '전담 기관'을 둘 수 있는데, 이 '전담 기관'이 대기업이 각 지역마다 하나씩 맡고 있는 박근혜 정부하의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의미하는 탓이다.
참여연대는 "경상북도, 강원도, 전라남도가 규제프리존법과 창조경제혁신센터와 관련해 구상하고 추진 중인 사례를 종합해 보면, 규제프리존법과 창조경제혁신센터는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면서 "삼성의 의료사업, 네이버의 빅데이터 관련 사업, LG 혹은 GS의 기존 사업에 대한 지원으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일정하게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런 이유로 시민단체들은 "규제프리존법은 박근혜 정부가 뇌물을 받고 대기업의 민원을 해결해주는 대기업 '뇌물 청부 입법'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도 규제프리존법과 관련한 비판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 민주당은 이 법안 처리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으나, 명확히 반대를 표명하지도 않은 탓이다. 이 법안에 반대 입장을 명확히 내놓은 원내 정당은 정의당이 유일하다. (☞관련 기사 : "재벌 특혜 최순실법 폐기"…국회서 기습 시위, 여야 3당, '민생 경제 법안' 우선 처리 합의)
한편, 안철수 후보는 이날 경제 정책에서의 국가의 역할과 관련해 문재인 후보와 각을 세웠다.
안 후보는 "어떤 분은 일자리 만들고 경제 살리는 것은 정부가 할 일이다, 정부가 직접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주장하는데, 저는 완전히 그것과는 반대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를 살리는 것은 기업과 민간의 몫이라는 것이 저의 확실한 철학"이라고 말했다. 공공 부문 일자리 81만 개 창출을 핵심 공약으로 내건 문재인 후보를 겨냥한 발언이다.
그러면서 그는 "정치는 민간과 기업에서 일자리를 만들고 자유롭게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어주는 일을 제대로 해야 한다"면서 정부가 해야 할 일로 교육 개혁, 과학 기술력 확보, 공정한 경쟁 구조 확보 등을 꼽았다. (☞관련 기사 : 안철수 "초등 5년, 중등 5년, 진로학교 2년"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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