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단체 활동가 4명이 1일 국회에서 열린 '규제 프리존 특별법 공청회'에서 반대 기습 시위를 하다가 경호원들에게 끌려 나왔다. 이들은 "재벌 특혜 최순실법안, 규제 프리존법 폐기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현수막을 펼쳐 들었다가 제지당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이날 오전 박근혜 대통령의 '관심 법안'인 '규제 프리존 특별법' 공청회를 열었다. 오후에는 '서비스 산업 발전 기본법' 공청회를 연달아 열 예정이다.
변혜진 보건의료단체연합 협동사무국장, 전진한 정책부장, 최규진 기획국장과 김재헌 무상의료운동본부 사무국장 등 4명은 이 자리에서 "재벌 특혜 최순실법안, 규제 프리존법 폐기하라", "공청회는 무효다", "세월호를 전국화하는 규제 프리존법 반대한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최순실법안에 협조 말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의료 공공 서비스 민영화법, 서비스 발전 기본법, 규제 프리존법 폐기하라", "박근혜-최순실의 관심 법안 추진 웬말이냐!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각성하라"라고 적힌 현수막을 펼쳐 들었으나, 경호원들에게 저지당했다. 이들은 끌려 나오면서도 "이 법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제안한 재벌 특혜법이며 공청회도 무효"라고 외쳤다.
규제 프리존 특별법은 전국 14개 시도가 전략 산업을 선정하면,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해주고 세제 혜택 등을 주는 법이다. 서비스 산업 발전 기본법은 기획재정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서비스 산업 선진화 위원회를 두고, 서비스 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와 세금 감면 등 각종 혜택을 주는 법이다. 시민 단체는 두 법안을 '재벌 특혜법', '의료 민영화법'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전경련, 미르·K 재단에 수백 억 상납하며 청와대와 규제 완화 거래"
무상의료운동본부는 "2015년 말과 2016년 초 전경련이 미르 재단과 K스포츠 재단에 집중적으로 돈을 걷었을 때, 전경련이 원샷법과 더불어 규제 프리존법, 서비스 산업 발전 기본법 처리를 요구했다"며 "전경련이 모금을 대가로 두 법안을 청와대와 거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박근혜 대통령은 미르 재단이 주요 대기업에 돈을 걷은 직후인 지난 1월 13일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해 서비스 산업 발전 기본법 처리를 촉구했고, 1월 18일에는 대통령이 직접 '민생 구하기 입법 촉구'에 서명 운동까지 벌이며 법안 처리를 독려했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기업들은 박근혜 대통령-최순실 씨에게 수백 억원을 상납하며 그들이 원하는 규제 완화와 쉬운 해고, 재벌만을 위한 경제 정책을 얻어내려 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기습 시위에 참여한 변혜진 보건의료단체연합 협동사무국장은 "이렇게 중요한 공청회를 시민이 참여하는 열린 공청회가 아니라, 국회 안에서 기재위 회의와 겸해서 처리하는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소속인 조경태 기재위원장은 이들이 끌려나간 뒤 "이 법은 지역 경제가 어려운 각 지역에서 올라온 법이고, 대부분 지자체장이 야당 소속인데 이 법에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 설명을 좀 잘 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위대는 어떤 의원실에서 방청 요청을 한 것인지 확인해 조치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박광온 기획재정위원회 간사(더불어민주당)는 "국민이라면 누구든 국회에 와서 회의 과정을 볼 권리가 있다"며 "어느 의원실에 방청 요청을 한 것인지 확인하는 문제는 시전 검열에 해당하는 사안이며 부적절하다"고 반대했다.
조경태 위원장은 "방청 자체를 제한하자는 것이 아니라 방청할 때는 정중하게 경청하는 자세가 필요한 만큼, 해당 의원은 그 부분에 대해 분명하게 지적해달라는 주문의 말씀이었다"며 "방청을 제한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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