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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SNS가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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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SNS가 사라지고 있다

[전진한의 알권리] 독립적인 국가기록관리기구 필요하다

정치권과 기록전문가들의 수많은 문제제기가 있었음에도 대통령기록물 이관작업은 진행되고 있다. 특히 중앙기록물관리기관인 국가기록원의 역할이 다시 논란이 되면서, 국가기록관리기구 개편과 대통령기록물법 보완이 요구되고 있다.

현재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구속되었지만, 증거기록으로 남겨두었던 수많은 대통령기록은 ‘무단파기’ 여부를 모른 체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되고 있다. 특검 및 검찰의 압수수색이 실현되지 않으면서, 청와대에서 어떤 기록을 폐기했는지 알 수 없게 되었다. 거기에는 수많은 비전자기록물(안종범수첩, 김영한 비망록 등의 기록들)도 포함된다.

<뉴스1> 보도를 보면 대통령기록관측은 "안종범 수첩이나 김영한 업무일지의 경우 수사가 진행 중인 사항으로 그간의 전모나 내용을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대통령기록물에 해당하는지를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청와대 비서진들이 남긴 '비전자기록'은 대통령기록으로 온전히 이관되기 어렵다는 뜻이다. 대통령기록의 무단 유출로 시작된 국정농단 사건은 기록이 얼마나 유출 및 삭제되었는지 모른 채 마무리 될 가능성이 커졌다.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이 박근혜 전 대통령 지정기록물을 대리지정하면서, 법적인 논란도 벌어졌다. 이는 행정자치부(국가기록원) 고문변호사들의 법률 해석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비(非)법 상태에 있는 것을 무리한 해석을 통해 대통령기록 '봉인' 작업에 나선 것이다. 지난 4월 4일 녹색당과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박근혜 전 대통령 기록물을 이관하고, 기록물 비공개 기간을 지정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없는 위헌적 행위라고 헌법재판소에 제소했다. 탄핵 결정을 했던 헌법재판소가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 SNS는 지난 3월 13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계정이 삭제되었고 공식 블로그는 '비공개'로 전환되었다. 다행히 삭제 논란이 벌어졌던 청와대 공식 트위터는 4월 10일 현재 복구되어 있다. 당시 국가기록원측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미국에서도 같은 논란이 벌어졌다. 미국 유력언론들을 '가짜뉴스'라고 트위터에 비난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를 폐기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이에 대해 미국 국립기록관리청(NARA)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이후 트위터에 올린 글을 보존하라고 백악관에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히 삭제했거나 수정한 트윗의 경우도 원본 보존을 요구하기도 했다. 백악관 측도 이 권고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결국 트럼프의 트윗 기록은 국가공식기록으로 영구 보존 될 것이다. 이제 임기를 시작한 살아있는 권력에 껄끄러운 '트윗 기록'을 공식 보존하라는 요구는 국내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 그러면 국립기록관리청의 이런 메시지를 우연히 나온 것일까? 그렇지 않다. 전자기록 및 소셜미디어 기록 관리에 대한 체계적인 준비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미국 국립기록관리청은 지난 2015년 7월 29일 전자 메시지 관리 지침(이메일 및 소셜미디어 관리지침은 2014년 9월 15일 발표)에 "현행 업무 관행에서 채팅 및 문자 메시지 등 기타 유형의 전자 메시지는 일시적 정보 또는 훨씬 단기간의 가치를 지닌 정보를 포함할 가능성이 높다"며 "기관들은 연방 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규정, 방침을 준수하여 이러한 기록물을 획득하고 관리해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전자 메시지 시스템의 용도가 변경되기 때문에, 기관들은 이러한 방침과 절차를 검토하고 갱신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국내 국가기록원과 비교할 때 미국국립기록관리청의 대응은 여러 지점에서 비교할 만하다.

결론적으로 차기정부가 출범하면 위에서 지적되었던 문제들에 대해 강력한 개혁조치를 벌여야 한다. 한국기록전문가협회 등 기록관리전문가들은 '정부운영의 투명성·책임성을 담당하는 국가기록관리 총괄 독립기구 설치', '대통령기록 포괄적 정의와 범위 명문화(메모, 업무수첩, 전화통화기록, 소셜미디어)', '대통령지정보호기록물 지정, 해제의 주체, 권한과 절차, 시기 등 상세히 법문화' 등의 개혁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내용들은 차기 정권에서 매우 중요하다. 기록은 민주주의를 시작하고 완성시킨다. 제대로 된 기록의 작성 및 공개는 민주주의 근간이라는 것을 잊지 말고, 각 대선 주자들은 위 주제를 공약에 반영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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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한

2002년부터 알권리운동을 해왔습니다. 주로 정보공개법 및 기록물관리법을 제도화 하고 확산하는데 에너지를 쏟았습니다. 힘이 있는 사람이나 단체들은 정보를 감추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햇볕을 비추고 싶은 것이 작은 소망입니다. 최근에는 사회적으로 어려운 컨텐츠를 쉽고 재밌게 바꾸는 일을 하는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상임이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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