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위원회 대표가 5일 19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위기 돌파 통합 정부 대통령'이 슬로건이다. 자신이 통합 정부를 꾸리는 과도기적 '비상대책위원장'이라는 점을 어필한 것이다.
김종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을 34일 앞둔 오늘 저는 더는 피할 수 없다는 사명감에 이 자리에 섰다. 저는 이번 대통령 선거에 정당 추천 없이 출마해서 국민의 선택을 받고자 한다"며 "통합 조정의 소명을 수행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김종인 전 대표는 '통합 정부'를 꾸릴 리더십에 대해 "여러 정파와 인물을 아우르는 최고 조정자로서, 나라를 안정시키고 국민을 편안하게 해드리겠다"고 했다. 또 "차기 통합 정부에서는 어떤 개혁 조치도 가능한 국회 의석이 모아지고, 실제 수많은 개혁 입법이 말만 무성한 게 아니라 제대로 실현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는 개혁 입법 조치가 가능한 의석 수로 180석을 꼽아왔다.
김종인 전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싸잡아 비판하며 자신이 대통령의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후보를 향해서는 "위기를 수습할 대통령을 뽑는데, 지난 세월이 모두 적폐라면서 과거를 파헤치자는 후보가 스스로 대세라고 주장한다"고 비판했다. 안철수 후보를 향해서는 "어떻게 집권할지도 모르면서 여하튼 혼자서 해보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김종인 전 대표는 "경제 민주화, 개헌, 그리고 통합 정부라는 세 가지 대의에 공감하는 사람들과 손을 잡겠다"고 밝혔다. 특히 개헌과 관련해서는 "2020년 5월에는 다음 세대 인물들이 끌어가는 새로운 대한민국, 제7공화국을 열겠다"면서 자신이 3년짜리 대통령이 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손학규 전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을 포함한 개헌 추진 세력을 겨냥한 발언이다.
후보 단일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대표는 최근 대선 출마를 준비 중인 정운찬 전 국무총리,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을 만나는 행보를 보여왔다. 정운찬 전 총리는 후보 단일화 방안에 대해 "셋 다 대통령을 하고 싶어 하지만, 세 명 중 하나를 뽑을 수도 있고,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하고 넷을 묶어서 할 수도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이날 대선 출마 기자회견에서는 김종인 전 대표를 따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최명길 의원이 사회를 봤다. 출마 선언 자리는 수백 명의 관중과 취재진으로 가득 들어찼다. 지지자들은 대부분 중장년층과 노년층이었다. 김종인 전 대표가 등장하자 "김종인 파이팅"을 외치는 청중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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