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은 이날 광주 영산강에서 열린 '4대강 살리기 희망선포식(기공식)' 축사에서 "4대강 살리기는 대한민국을 다시 약동하게 하는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4대강 살리기 사업의 '기대효과'을 적극적으로 강조했다.
지난 6일 불과 넉달 만에 환경영향 평가를 마쳐 야기된 '졸속 논란'에도 불구하고 곧이은 10일 1차 턴키공사인 15개 보의 착공에 돌입한 가운데, 이 대통령이 이날 기공식에 참석해 4대강 사업의 시작을 공식적, 정치적으로 선언한 것이다.
"호남의 오랜 꿈이 이뤄지게 됐다"
무엇보다 이 대통령이 4대강 기공의 첫삽을 호남에서 떴다는 점이 의미심장하다. 이 대통령은 "이제 호남의 오랜 꿈이 이뤄지게 됐다"면서 "영산강은 4대강 중에서 단위면적당 가장 많은 비용을 들여 친환경적으로 복원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4대강 사업에 대한 반대 방침을 분명히 한 가운데에도 일부 호남 지역구 의원들과 자치단체장들이 영산강 사업에 대한 우호적 관심을 보이자 상대의 '약한 고리'를 파고든 행보다.
이 대통령은 "오염된 물이 맑은 물로 바뀌고, 사라졌던 생명이 다시 살아나게 될 것"이라며 "홍수와 갈수에 상관없이 사시사철 일정한 양의 물이 흐르게 될 것이고, 각종 민물고기가 뛰노는 모습과 아이들이 멱 감는 모습도 다시 볼 수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강변에는 생태공원과 산책로, 자전거 도로가 조성될 것이며 목포의 젊은이들이 자전거 도로를 따라서 금강을 거쳐 서울로 부산으로 힘차게 페달을 밟을 수가 있을 것"이라면서 "영산강 주변에는 새로운 마을이 만들어지고 관광단지가 조성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강을 따라 사람이 모이고, 강변을 따라 문화, 관광, 산업이 활성화되면서 지역경제와 골목골목의 경제가 다시 살아나 많은 일자리도 생길 것을 기대하고 있다"며 "영산강이 진정 사랑받는 호남의 젖줄로 재탄생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이 대통령은 지난 2006년 영산강 일대를 방문했던 경험을 언급하면서 "당시 영산강 강바닥의 흙을 퍼내 보고 정말 큰 충격을 받았다"며 "시커먼 흙에서 썩은 냄새가 지독하게 나더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호남의 젖줄이라고 하는 영산강이 4대강 중에서 가장 오염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농업용수로도 사용하기 어려울 만큼 수질이 나빠졌고, 매년 수해와 가뭄이 발생하는 곳으로 변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한나라당 예비후보 시절인 지난 2007년에도 낙동강 하구를 방문한 자리에서 강변에 쌓인 검은 퇴적물을 삽을 직접 퍼내며 "이 뻘을 좀 보라"면서 "웃을 일이 아니다. 부산사람들이 이 속의 썩은 흙을 보면 얼마나 놀라겠느냐"고 지적한 바 있다. 하천 환경 개선을 위해서라도 자신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직후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로부터 "그것은 썩은 흙이 아니라 자연 퇴적물"이라는 지적이 일면서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 이명박 대통령이 22일 오후 전남 광주시 승촌동 영산강 둔치에서 열린 '영산강살리기 희망선포식'에 참석해 공사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
"마음은 있되 몸이 못 오는 형편 안타까워"
이날 축사에서 이 대통령은 "4대강 살리기는 수질과 생태를 복원하는 환경사업이자 우리 삶을 여유롭게 해 줄 행복사업, 대한민국을 다시 약동하게 하는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면서 "최첨단 IT 기술과 접목돼 사시사철 맑은 물이 넘쳐 흐르는 강, 생태계가 되살아나는 강, 문화와 역사가 살아 숨쉬는 강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통령은 "4대강 살리기의 효과는 환경, 경제, 문화, 관광 등 국내적인 것에 그치지 않고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위협인 기후변화와 물 부족에 대비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면서 "4대강 살리기가 성공한다면 세계는 대한민국을 녹색성장의 선도국가로 기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대통령은 이날 기공식에 민주당 의원들이 불참한 일을 언급하면서 "마음은 있되 몸이 올 수 없는 형편을 매우 안타까워 하고 있다"면서 "국민의 행복을 위한 미래 사업이 정치논리로 좌우되어선 결코 안 될 것"이라고 화살을 돌렸다.
이어 이 대통령은 "천혜의 자원인 아름다운 우리의 강을 더 이상 이렇게 내버려둬서는 결코 안된다"며 "4대강 살리기는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일이 아니라 지금 이 시점에서 꼭 해야 될 사업"이라고 덧붙였다.
박광태 광주시장 "대통령님께 경의"…박준영 전남지사 "국민으로서 자랑스럽다"
이날 기공식에 앞서 호남지역 정·재계 및 언론계 인사들과 가진 오찬 자리에서 박광태 광주시장과 박준영 전남지사는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전반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박광태 광주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G20 정상회의 유치를 통해 대한민국의 위상과 품격을 크게 높여 온 대통령께 경의를 표한다"면서 "앞으로 경제가 살아야 시민이 산다는 각오로 지역경제 살리기와 친환경 녹색사업 육성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대통령께서 지역균형발전과 녹색성장 정책의 성공을 통해 선진일류국가의 성공한 지도자로 남기를 기원드린다"고도 했다.
박준영 전남지사는 "존경하는 대통령님의 광주전남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하며 대화의 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린다"면서 "대통령님의 경제위기 극복 노력이 전 세계에 번지고 있는데, 국민으로서 자랑스럽고 대통령님이 큰 리더십을 발휘해 국가가 발전하고 국민이 편하게 살면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고 사는 시대를 열어가갈 바란다"고 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박 시장님과 박 지사님 두 분은 정치논리를 갖고 일을 하는 분이 아니다. 참 높게 평가한다"면서 흡족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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