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야당은 특별한 알맹이가 보이지 않는다며 회담 결과에 합격점을 주지 않았다. 북핵 문제는 추상적 원칙의 재확인에 불과했고 한미FTA는 오히려 후퇴한 느낌이라는 것이 야당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북핵도, 한미FTA도 성과가 뭔가?"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19일 오후 "이번 한미 간 정상들의 만남은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일정 중의 한부분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대부분 원론적 내용을 재확인하는 수준에서 맴돌고 있는 것 같아서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고 논평했다.
노 대변인은 "6자회담의 틀 내에서 북핵 해결의 방법을 찾기로 한 것과 6자회담 재개를 위해서 한미 양국이 함께 노력하기로 재확인 한 것은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의지의 표명만으로 북핵문제를 해결 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미FTA에 대해서는 "(이명박 대통령이)자동차 재협상을 언급해 후퇴한 느낌마저 든다"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CNN이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을 보도하면서 중국과 일본만 거론하고 한국은 왜 빼버렸는지, 왜 클린턴 국무장관은 동행하지 않았는지, 그 이유를 명확하게 알게 해 준 정상회담이었다"고 평가절하했다.
박 대변인은 "지난 6월에 한미 관계를 '포괄적 전략적 동맹관계'로 격상시켰다면서 늘 '포괄적'이고도 '전략적으로' 구체성 없는 추상화만 그리기로 약속한 사이가 되었단 말인가?"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세계의 중심'이라며 비행기 안에서 만세삼창을 하기 전에 동북아에서 제 위치라도 제대로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이명박 대통령은 오바마 미 대통령이 우리나라 땅에 발을 디디기도 전에 '아프간 재파병' 선물 보따리를 준비하는가 하면, 한미FTA가 이미 우리나라에 매우 불리하게 체결된 협정임에도 추가로 미국에 더 내 주겠다는 것다고 했다"면서 "실효성없는 '그랜드 바겐'을 야심차게 던졌지만 돌아온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우 대변인은 "결국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명박 정부가 떠들썩하게 예고편을 방영하였지만 애초부터 개봉작은 아예 준비되지 않았음이 드러났다"면서 "미국측은 귀국길에 잠시 들렀을 뿐인데 아프간 파병 2000명, 한미FTA 재협상이라고 하는 비싼 포토모델료를 챙긴 것이다"고 말했다.
진보신당 김종철 대변인은 '그랜드 바겐에 한미가 합의했다'는 정부의 주장에 대해 "문제는 이명박 정부가 주장하듯 '선 핵폐기를 고집할 것이냐', 아니면 미국에서 추진하는 9.19공동성명이나 2.13합의 등의 정신을 이어 '단계적인 상호 주고받기를 할 것이냐'였다"면서 "구체적인 추진방안의 이견이 문제였으나 이번 회담에서 이와 관련한 양측의 합의나 진전이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 결국 북한 핵문제의 해결은 보즈워스의 방북 등 북-미간의 협의가 어떻게 진행되는가를 볼 수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우리 정부가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막상 합의가 이뤄지고 난 다음에는 합의이행에 소요되는 막대한 자금 지원의 역할만 떠맡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 대변인은 '자동차 재협상 가능' 시사 발언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의 태도는 한미FTA에 대한 찬반 입장을 떠나서도 참으로 무책임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벌써 세 번이나 만난 것을 봐라"
반면 한나라당 조해진 대변인은 이날 회담을 "신뢰와 상생을 바탕으로 한 이명박 정부 실용외교의 개가가 아닐 수 없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조 대변인도 구체적 성과를 지목하진 못한 채 "오늘 회담까지 포함하여 한미 정상회담이 벌써 세 차례나 열린 것은 두 정상 간의 우의와 신뢰, 이를 바탕으로 한 양국관계 발전의 열의가 그 무엇보다도 강한 것을 보여준다"면서 "오늘 회담에서 한미 양국은 공고한 동맹관계를 재확인함으로써 우리의 안보체제가 더욱 튼튼히 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또 '그랜드 바겐에 대한 합의', '한미 FTA문제와 관련해서도 향후 심도 있는 논의'를 회담의 성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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