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의 대통령 후보로 최종 선출된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이제 국민들도 박근혜 대통령을 용서할 때가 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31일 자유한국당 후보로 선출된 직후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층 끌어안기 행보다. 이날은 박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21일 만에 구속된 날이다.
홍 지사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전당 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최종 선출된 후 "이제 우리 숨지 말자. 부끄러워하지 말자. 5월 9일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우파 정부를 탄생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 관련 기사 : '스트롱맨스 도터' 간 날, '스트롱맨' 뽑은 한국당)
홍 지사는 "오늘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되면서 탄핵은 끝났다"며 "이 탄핵에 원인이 됐던 바른정당 사람들은 이제 돌아와야 한다. 문을 열어놓고 돌아오라고 기다리겠다"고도 했다. 그는 "그렇게 보수 대통합을 하겠다"면서 "보수 우파의 대통합 대통령이 되겠다"는 말도 했다.
이는 바른정당의 유승민 대선 후보를 비롯한 '새누리당 탈당파' 인사들에게 자유한국당으로 사실상 백기 투항할 것을 요구한 발언이다.
홍 지사는 전당 대회 후 별도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도 "탄핵은 끝났다. 대통령이 구속됐다. 분당 상태를 계속 유지할 명분이 없어졌다"면서 "그러면 큰집으로 돌아오는 게 순서가 아닌가. 돌아오는 데 조건을 내건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홍 지사는 바른정당의 유승민 후보 측에서 '보수 후보 단일화'의 조건으로 제시한 '친박계 추가 청산' 등의 조치도 없을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홍 지사는 "이제 이 당에 친박은 없다. 5월 9일까지는 내가 대장"이라며 "여야 정당 사상 처음으로 계파 없이 '도꼬다이(단독)'로 대통령 후보가 된 사람은 저밖에 없다. 홍준표가 후보가 됐는데 이 당에 무슨 계파가 있나. 계파 없이 당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헌·당규 절차를 따르지 않고 (친박 의원 일부를) 청산한다는 것은 혁명 때나 가능하다"면서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를 향해 "그냥 우리 당에 들어오는 게 맞다"고 말했다.
여론조사와 같은 별도의 방식을 통한 단일화나 연대 협상이 아니라, 사실상 대선 후보 자격을 스스로 버리고 자유한국당으로 당적을 옮기라는 주장이다.
홍 지사는 국민의당과의 단일화에 대해서는 더욱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국민의당과 비교하면 자유한국당이 큰집"이라며 "그건(국민의당) 야당(민주당)에서 떨어져 나온 작은 집"이라고 했다.
홍 지사는 이 외에도 수락연설에서 △미국과 핵무기 재배치 협상 △ 북한군과 대적할 해병특전사령부 창설 △자유시장주의를 통한 기업 살리기 △김영란법 개정 등을 공약했다.
한편, 바른정당 이기재 대변인은 홍 지사 후보 선출 소식이 전해지자 "기쁜 마음으로 축하드리진 못하겠다"면서 "자유한국당은 박 전 대통령 구속에 책임을 지고 이번 대선에 대통령 후보를 내지 말았어야 한다"는 논평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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