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이 30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배웅하러 삼성동 자택에 모였다.
서청원 의원만 모습을 보이지 않았을 뿐, 친박계 핵심이 총출동했다. 최경환, 유기준, 조원진, 윤상현, 이우현, 김태흠, 박대출, 이완영 등 친박계 의원 7명이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제발 집에 오지 말아달라"는 박 전 대통령 측의 부탁을 받았지만, 각자 자발적으로 자택을 찾았다고 한다.
자칫 세간에 '친박계의 결집'으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지만, 최 의원은 "이런 날 가서 뵙는 게 당연한 도리 아닌가"라며 삼성동으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박계 의원들은 자택 1층 앞 주차장에서 박 전 대통령을 기다렸고, 박 전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씨와 부인 서향희 씨가 자택 안으로 들어가 2층에서 박 전 대통령을 만났다.
박 전 대통령이 문을 나설 때 "지만 씨 부부는 눈시울이 붉었고, 박 전 대통령도 눈가가 젖어 있었다"고 이들을 기다리던 의원들은 연합뉴스에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의원들에게 "여러 가지로 바쁜데 다들 오셨느냐"며 "나 때문에 미안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원들이 "건강 지키시라", "힘내시라", "이겨내시라"고 말하자 박 전 대통령은 "고맙다"고 답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굳은 표정이었지만, 자신의 신병 처리 문제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고 의원들은 전했다.
앞서 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국회의원 82명은 박 전 대통령 불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청원서에 서명했고, 조 의원이 전날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청원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청원서에서 "관련자 대부분이 구속돼 있어 증거 조작과 인멸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청와대를 나와 사저에 사실상 감금된 상황으로 구속영장 사유인 증거 인멸이나 도주의 우려는 없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론 분열 우려나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고려할 때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게 해 주기를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도 연합뉴스에 "그런 일이 없기를 바라지만, 혹시 구속된다면 자유인으로서 마지막으로 뵐 수 있는 날"이라며 "수사받으러 갈 때는 공연한 오해를 사지 않으려고 가지 않았지만, 오늘은 인간적으로 간 것이다. 정치적 의미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최 의원과 윤 의원은 지난 22일 검찰 조사를 받고 귀가한 박 전 대통령을 찾아 안부를 물었다.
또한, 이들과 서청원, 조원진, 이우현, 김진태, 박대출, 민경욱 의원은 지난 13일 청와대를 나온 박 전 대통령을 자택 앞에서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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