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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필승카드 후보 내야"…안희정 "文은 '안방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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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필승카드 후보 내야"…안희정 "文은 '안방 대세'"

민주당 대전·충남 토론회서 치열한 설전…한미 FTA 문제도 도마에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토론회에서,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가 치열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문 전 대표는 이재명 시장과도 가시 돋힌 설전을 주고받았다. 표면적인 논쟁의 주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복지 재원 마련 방안 등이었지만, 사실상 안희정·이재명 두 주자는 문 전 대표의 리더십 문제를 직간접적으로 공격하고 문 전 대표는 이를 방어하며 간간이 역공을 펴는 양상으로 설전이 전개됐다.

26일 대전문화방송(MBC)에서 열린 대전·충남 권역 토론회에서, 문 전 대표와 안 지사 간의 신경전이 가장 불을 뿜은 순간은 안 지사가 이른바 '문재인 대세론'에 대해 "안방 대세, 셀프 대세 아니냐"고 공격한 때였다. 안 지사는 "어제(25일) 국민의당 호남 경선을 보고 놀랐다"며 "작은 투표소에 사람이 그렇게 많이 왔다는 것도 그렇고, 안철수 전 대표가 압도적 승리를 거둔 것도 그렇다. 과연 우리 민주당에게 이번 대선은 '따놓은 당상'이 맞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문재인 대세론'에 제동을 걸었다. 안 지사는 "더 큰 민주당이 돼야 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라며 "(따라서) 더 많은 국민에게 호감과 안정감을 주는 후보가 (민주당 후보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전 대표는 이에 대해 "우리 당 호남 경선에는 그보다(국민의당보다) 훨씬 더 많은 분들이 투표에 참여할 것"이라고 맞받으며 "지금 '정권교체는 그냥 다 되는 것이다. 그러니 어떤 정권교체이냐가 중요하다'고 하는데, 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끝까지 긴장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가 해야 할 것은 '필승 카드' 후보를 내야 한다"고 자신이 '필승 카드'라는 취지로 역공을 폈다.

문재인-안희정 두 주자는 한미 FTA 문제를 놓고도 이틀째 격돌했다. 안 지사는 2012년 총선 당시 민주통합당 지도부가 문 전 대표와 가까운 친노계 성향이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우리가 협상해 놓고 '잘못된 협상'이라고 이명박 정부 발목을 잡은 꼴이 됐다. 무원칙하게 입장을 뒤집는 주장 아니냐"고 비판했다. 문 전 대표는 이에 대해 "안 지사가 좀 잘못 알고 있는데, 우리가 FTA 폐지를 당론으로 정한 적 없다. 우리 당 당론은 일부 독소조상에 대한 재협상 요구"라며 "보다 더 나은 협상을 위해 재협상을 요구하는 것은 우리 권리"라고 반박했다.

안 지사는 이에 대해 "우리가 재협상을 요구했던 ISD 등도 다 우리가 (노무현 정부 당시) 고려했던 것 아니냐"며 "여당일 때 주장했던 것을 야당이 되면 뒤집는 원칙 없는 정치를 하기 때문에 국민의 불신을 받는다"고 재반박했다. 문 전 대표는 발끈하며 "저쪽(보수 세력)이 우리에게 거는 프레임을 이상하게 되풀이한다"고 비판했다.

사실 이들의 전제는 같다. 노무현 전 대통령 생전부터 '친노'였던 이들답게, 노무현 정부의 FTA 추진은 잘못되지 않았다는 게 이들의 공통 인식이다. 문 전 대표는 그러나 '이후 이명박 정부에서 농어민 피해 대책 등을 제대로 세우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야당이 된 민주통합당이 '일부 재협상'을 주장한 것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안 지사는 '그런 부분까지도 큰 틀은 노무현 정부 때부터 짜여진 것이니만큼, 재협상 주장에는 명분이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안 지사는 전날 진행된 충북 권역 토론회에서는 "문 전 대표의 입장을 이해할 수가 없다. 노무현 정부로서는 최선을 다한 협상안 아닌가"라며 노무현 정부의 FTA가 뭐가 잘못이냐는 취지의 말을 하기도 했다. 문 전 대표도 토론회 후 기자들과 만나 "참여정부(노무현 정부)의 한미 FTA 추진에 대해서는 제가 자부심이 있다. 그러나 나중에 대두한 독소 조항에 대해서는 우리가 재협상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했다. 반면 노무현 정부 당시부터 (구)민주노동당 등 진보 진영에서는 'FTA 추진 자체가 잘못'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충북 토론회 당시에는 사드 문제를 놓고 안 지사가 문 전 대표의 '전략적 모호성'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런 태도는 지도자로서 부족하다. 입장을 가질 때는 가져야 한다"는 것. 문 전 대표는 "지금 단계에서 사드를 배치할지 말지 예단할 수 있느냐"며 "전략적 신중함"이라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안 지사에 대해 '네거티브 하지 말자'고 계속 공격을 하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전날 충북 토론회 당시, 자신이 '줄 세우기'를 한다는 비판에 대해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분들이 저에게 모일 뿐이며, 제가 삼고초려를 해 영입하는 것"이라며 "언제는 '폐쇄적이다', '친문 패권이다' 비판하더니 제가 문을 활짝 열었더니 '잡탕'이라고 하더라. 경쟁 중이지만 안타깝다. 우리끼리 서로 네거티브를 하지 말자"고 주장했다.

안 지사는 이에 대해 "문 전 대표 캠프에 사람들이 온 것은 문 전 대표가 대세니까 줄을 선 것"이라고 날을 세우며 "저의 '대연정' 주장에 대해 원칙을 버린 것처럼 공격하는데, 문 전 대표가 (네거티브 하지 말자고) 얘기한 것처첨 제 주장도 존중해 달라"고 맞받았다. 자신이 네거티브를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자신을 '네거티브 하는 사람'이라고 규정하는 게 프레임이라는 취지다.

예정에 없던 대전·충남 토론회, 하루 만에 전격 추가 개최


문 전 대표와 이 시장 간에는 복지 재원 문제를 놓고 불꽃 튀는 공방이 오갔다. 이 시장이 문 전 대표의 '공공부문 일자리 81만 개' 공약, 아동수당 구상 등을 놓고 재원 마련 방안을 따져 물은 것이 발단이 됐다.

문 전 대표는 공공부문 일자리 공약의 경우, 정부가 직접 고용하는 게 아니라 공공기관 등에서 채용하도록 하겠다는 것인 만큼 현 단계에서 재원을 추계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아동수당 구상에 대해서는 "아직 발표하지 않은 공약"이라며 "이 시장이 말하는 내용은 캠프에 참여하고 있는 학자의 개인 의견일 뿐이다. 제 생각은 저에게 직접 물으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월 김연명 중앙대 교수는 <한겨레 21> 인터뷰에서 문 전 대표의 아동수당 정책에 대해 "만 5~6세까지 모든 아동에게 수당을 지급하는 형식이 될 것 같다. 다만 첫째와 둘째, 세째 자녀의 경우 수당에 차등을 두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었다. 이 시장과 문 전 대표의 설전은 이를 두고 벌어진 것이다.

이 시장은 "국민들은 아동수당 첫째 10만 원, 둘째 20만 원, 셋째 30만 원 주는 게 문 전 대표 공약인 것으로 이미 알고 있다"며 "그게 문 전 대표 측의 문제다. 캠프에 소속된 학자가 문 전 대표를 대신해 말한 것인데, 후보 생각과 캠프 생각이 다르고, 필요하면 그게 바뀐다"고 리더십 차원의 문제로 몰아갔다.

문 전 대표와 이 시장 간의 복지 재원 설전도 이틀째 이어진 것이다. 전날 충북 토론회에서도 이 시장은 "문 전 대표가 '준비된 대통령'이라고 하는데 어떤 재원으로 사업을 할지는 아직 '준비'가 안 됐다"고 비꼬았다. 문 전 대표는 그러자 "이 시장 역시 기본소득제 재원 대책을 아직 다 안 내지 않았나"라며 "저를 공격한다고 2등이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거칠게 응수했다.

한편 이날 열린 대전·충남 권역 TV토론은 전날 우여곡절 끝에 성사됐다. 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충청 지역 전체에서 1회 토론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토론 중계를 위해 먼저 접촉했던 대전MBC 측에서 비용 등 문제로 제작·편성을 거부함에 따라 '충청권 토론회'가 충북 지역에서만 방송되는 '충북 토론회'가 돼버린 데 따른 것이었다.

당초 안 지사 측에서는 "후보가 충남지사인데 충남에 TV토론 방영이 안 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당 선관위가 안이한 판단을 했다"고 기자들에게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선관위 쪽에서도 "알지도 못 하는 소리"라고 불쾌감을 표하며 "먼저 접촉했던 대전MBC에서 갑자기 '안 한다'고 해서 청주MBC에나마 사정사정해서 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결국 25일 오후 이뤄진 '충북 토론회'와 별도로 이날 '대전·충남 토론회'를 별도로 열기로 하면서 갈등은 봉합됐다. 안 지사 측 박수현 대변인은 "당의 노력에 감사한다"며 "늦게나마 대전·충남 토론회가 성사된 것은 다행"이라고 전날 오후 논평을 통해 밝혔다.
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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