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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제1조' 윤민석, 한국대중음악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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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제1조' 윤민석, 한국대중음악상 수상

시국 풍자에 음악인 현실 이야기까지...수상소감도 화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을 이끈 촛불집회가 한국대중음악상을 수상했다.

28일 저녁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에서 열린 제14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헌법 제1조'를 만든 작곡가 윤민석 씨가 심사위원단 특별상을 수상했다.

'촛불을 들어라' '이게 나라냐' 'Fxxking U.S.A.' '너흰 아니야' 등의 곡을 만들어 대중에 무료로 배포한 윤 씨가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만든 '헌법 제1조'는 이번 촛불집회 기간 내내 길거리에서 불리었다.

윤 씨는 "작곡가임에도 그간 신문 문화면이 아니라 사회면에 주로 이름이 났는데, 한국대중음악상을 수상해 기쁘다"며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로 인해) 별이 된 아이들에게 이 영광을 돌린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노래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도 윤 씨의 곡이다.

컴필레이션 앨범 [젠트리피케이션] 참여 음악인 역시 심사위원단 특별상을 수상했다. [젠트리피케이션] 앨범은 사회 문제가 된 철거 투쟁 현장에서 세입자를 응원하며 연대한 음악인들이 바라본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이야기한 노래로 채워졌다.

수상자를 대표한 제작자 황경하 씨는 "너무나 많은 우리 이웃이 (건물주에 의해) 어이 없이 쫓겨난다"며 "지치지 말고 계속 싸우라는 의미로 상을 받겠다"고 말했다.

황 씨는 특히 마포구청의 아현포차 행정집행을 거론하며 "마포구청은 아현포차 할머니들의 삶을 돌려주시라"고 말했다. 가수 리쌍을 지목하며 "평범한 우리 이웃의 삶을 짓밟지 말기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은 소란의 멤버 고영배의 사회로 열린 가운데 지난해 수상자인 더 모노톤즈, 서사무엘, 이부영, 이센스의 축하공연이 열려 참가자들의 흥을 돋웠다. 특히 수감 생활을 마치고 복귀한 이센스의 무대가 단연 관심을 모았다.

종합분야 대상격인 '올해의 음반' 부문은 무려 20년 만에 나온 조동진의 신보 [나무가 되어]가 수상했다. 조동진-조동익 형제의 작업물인 이 앨범은 '푸른곰팡이표 음악'을 바탕으로 다양한 장르적 기법을 변주한 작품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조동진은 이 앨범으로 '최우수 팝-음반' 부문도 수상했다. 다만 조동진은 건강상 이유로 이날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여러 아이돌 그룹이 후보에 올라 세간의 관심을 모은 '올해의 노래' 부문은 신인 볼빨간사춘기의 '우주를 줄게'가 수상했다. 젊은 세대의 감성을 겨냥한 이 곡은 주류 아이돌이 지배하는 한국 음원시장에서 이른바 '홍대적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성공한 작품이라는 성과도 남겼다.

'올해의 음악인' 부문은 앨범 [Everything You Wanted]로 지난해 평단의 호평을 받은 박재범이 수상했다.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단은 이제 음악인으로서 확고히 자리 잡았음을 확인 가능한 탄탄한 수준의 앨범을 바탕으로 지난해 박재범이 보여준 활발한 공연 활동, 동료 음악인과의 성실한 작업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박재범은 이 앨범으로 '최우수 알앤비&소울-음반' 부문도 수상했다.

한국대중음악상이 가장 급진성을 유지하는 부문인 '올해의 신인' 부문은 실리카겔이 수상했다. 대규모 밴드인 실리카겔은 지난해 낸 앨범 [실리카겔]에서 일렉트로닉 장르 기법을 바탕으로 신스 팝과 포스트 펑크를 아우르는 긴장미를 청자에게 제공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아이돌 그룹 간 경쟁이 치열했던 '최우수 팝-노래' 부문은 이제 해체한 원더걸스의 'Why So Lonely'가 수상했다. 밴드 포맷으로 재편해 변신을 꾀한 원더걸스는 스완송이 된 이 곡으로 레게의 기운을 흡수한 팝 사운드를 노련하게 선보였다는 호평을 받았다.

한편 공로상은 한국 최초의 록밴드로 평가받는 키보이스 출신의 김홍탁이 수상했다. 이후 히 파이브, 히 식스에서 활동을 이어간 김홍탁은 이후에도 레코드 기획사 사운드 엔터프라이즈 설립, '한국 록 그룹 페스티벌' 개최 등으로 한국 록 음악계를 이끌어온 산증인이다. 그는 특히 1995년에는 한국 최초의 대중음악 교육기관 서울재즈아카데미를 설립해 한국 대중음악의 자양분을 일구는 데 힘썼다.

'최우수 포크-노래' 부문을 수상한 이랑은 즉석에서 수상 트로피를 50만 원에 경매 처분해 큰 주목을 받았다. 이랑은 "지난달 수입이 42만 원이었는데, 월세가 50만 원"이라며 트로피를 즉석에서 처분했다. 소수 유명 음악인을 제외하면 음악만으로 생계 문제도 해결하기 힘든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는 누리꾼의 평가가 이어졌다.

'최우수 모던록-노래' 부문을 수상한 9와 숫자들의 드러머 유병덕은 '우리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자'는 티셔츠와 페미니즘 팔찌를 착용한 채 무대에 올라 "앞으로 많은 여성 음악인과 여성 평론가가 나왔으면 좋겠다"며 "앞으로 계속 (여성주의와) 연대하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최우수 록-음반' 부문을 수상한 ABTB의 박근홍은 붉은색상의 티셔츠에 'ㅂㄱㅎ'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무대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티셔츠의 등에는 '바쁜 벌꿀은 슬퍼할 겨를이 없다'는 글이 새겨져, 박근혜 대통령을 희화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노래' 부문을 수상한 히치하이커는 콘셉트에 따라 은색 로봇의 형태로 무대에 올라 아무 말을 남기지 않고 퇴장했다.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음반' 부문을 수상한 키라라는 "친구들이 더는 자살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14회 한국대중음악상 각 부문 수상 결과는 다음과 같다.

-종합분야-

△올해의 음반: 조동진 [나무가 되어]
△올해의 노래: 볼빨간사춘기 '우주를 줄게'
△올해의 음악인: 박재범
△올해의 신인: 실리카겔

-장르분야-

△최우수 메탈&하드코어-음반: 램넌츠 오브 더 폴른 [Shadow Walk]
△최우수 록-음반: ABTB [Attraction Between Two Bodies]
△최우수 록-노래: 전범선과 양반들 '아래로부터의 혁명'
△최우수 모던록-음반: 이상의 날개 [의식의 흐름]
△최우수 모던록-노래: 9와 숫자들 '앨리스의 섬 (Song For Tuvalu)'
△최우수 포크-음반: 이민휘 [빌린 입]
△최우수 포크-노래: 이랑 '신의 놀이'
△최우수 팝-음반: 조동진 [나무가 되어]
△최우수 팝-노래: 원더걸스 'Why So Lonely'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음반: 키라라 [Moves]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노래: 히치하이커 '텐달라 ($10)'
△최우수 랩&힙합-음반: 화지 [Zissou]
△최우수 랩&힙합-노래: 비와이 'Forever (Prod. by Gray)'
△최우수 알앤비&소울-음반: 박재범 [Everything You Wanted]
△최우수 알앤비&소울-노래: 지바노프 '삼선동 사거리'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재즈음반: 최성호 특이점 [바람 불면]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크로스오버음반: 두 번째 달 [판소리 춘향가]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최우수 연주: 블랙스트링 [Mask Dance]

-특별분야-

△선정위원회 특별상: [젠트리피케이션] 참여 음악인, 윤민석
△공로상: 김홍탁


▲ 작곡가 윤민석 씨가 제14회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회 특별상을 수상한 후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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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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