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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선고 받았지만 촛불집회 나왔습니다"

제16차 촛불집회, 영하 한파 속 광화문 광장 70만 명 모여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에 분노한 시민들이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을 요구하는 수십만 개의 레드카드가 광화문 광장을 수놓았다.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최종변론을 앞둔 가운데 18일 광화문광장에서 '탄핵 지연 어림없다! 박근혜·황교안 즉각 퇴진! 특검 연장! 공범자 구속을 위한 16차 범국민행동의 날'이 열렸다. 이날 영하의 추운 날씨 속에서도 70만 명(주최 측 추산, 오후 7시 30분 기준)이 시민들이 광화문 광장에 모였다.

참가자들은 이전 촛불집회 때와 마찬가지로 소등을 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한 뒤, 다시 불을 켜는 시점에 촛불 대신 휴대전화 불빛에 비친 레드카드를 꺼냈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퇴진 및 특검의 연장을 요구했다.

▲ 18일 제16차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레드카드를 들어 보이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에서 법률팀장을 맡고 있는 권영국 변호사는 "국정 문란의 핵심인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이 더 이상 지연돼서는 안된다. 이미 증거는 차고 넘친다"며 "헌법재판소 역시 대통령의 재판 지연 시도와 재판 방해를 용인해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변호사는 "특검의 수사 기간 만료일이 다가오고 있지만, 지금까지 수사한 것보다 앞으로 해야 할 것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며 "황교안 권한대행은 반드시 특검의 수사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 만일 거부한다면 부역 공범자인 황교안은 스스로 퇴진해야 할 이유를 추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황교안 권한대행이 특검 기간 연장을 승인해야 한다. 이는 황 권한대행의 의무"라면서 "만약 그런 의무를 저버린다면 남은 기간 동안 직권 상정을 위한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 한 시민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이와 함께 이날 집회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을 자축하는 발언과 퍼포먼스 등도 이어졌다.

사회를 맡은 김덕진 천주교인권위원회 사무국장은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됐다. '아름다운 구속'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며 "16번의 촛불집회에 참여하셨던 시민 여러분들의 힘이 이런 승리를 만들어 냈다"고 말했다.

곽형수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부지회장은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과 관련, "79년 동안 이어져 왔던 삼성의 신화가 깨졌다"면서 "삼성의 역사는 대한민국의 정경유착과 궤를 같이 해왔다. 그럼에도 삼성 총수들은 불구속이라는 신화를 써 왔는데, 이것이 깨진 것은 바로 촛불의 힘"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곽 부지회장은 "어떤 권력이든 국민을 거스를 수 없다는 것이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으로) 증명됐다"며 "더 이상 국민은 개돼지가 아닌 주인으로서, 정경유착을 거부하고 세상의 모든 부를 독점하려는 재벌들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잘못된 대한민국을 개혁해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 촛불집회 참석한 시민 ⓒ프레시안(최형락)

시민 자유발언대에 오른 이용우 씨는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되던 날, 저는 차병원에서 암 선고를 받았지만 그래도 여러분들을 만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며 "몸이 다 나으면 어려분과 함께 하기 위해 다시 나오겠다. 우리 아이들이 다시는 촛불을 들지 않도록 끝까지 함께해달라"고 호소했다.

또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백혈병 피해의 진상규명과 피해 보상, 재발 방지 등을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은 이날 이재용 구속 축하 떡을 시민들에게 돌리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와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을 비롯해 야당 대선 주자 및 국회의원들도 대거 참석했다.

태극기 집회? 태극기 오‧남용 집회!

한편 이날 집회에서는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이 태극기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성재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장은 "태극기 집회가 아닌 태극기 오‧남용집회"라며 탄핵 반대 집회에 참가하는 시민들이 "박근혜 일당에게 돈을 받아 가면서 관변 집회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성 본부장은 "그런데 언론은 이러한 본질은 보도하지 않고 겉보기에만 열중하고 있다. 이는 국정 농단의 본질을 희석시켜 탄핵 기각이라는 여론을 일으켜 보려는 속셈"이라고 꼬집었다.

▲ 경복궁 돌담에 세월호, 우병우 구속 및 특검과 관련한 문구가 레이저로 비쳐지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그는 "이런 보도에 앞장서고 있는 언론이 바로 KBS와 MBC, 그리고 수백억 원의 정부 지원을 받고 있는 연합뉴스 같은 공적인 언론들"이라며 "태극기를 들고 있는 극우단체 회원들이 연일 KBS와 MBC에 모여들고 있다. 박근혜가 임명한 사장들이 유일하게 남아있는 곳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성 본부장은 그러면서 "그래서 언론 개혁이 필요하다. 야당은 자유당이 반대해서 언론장악방지법을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지만, 자유당은 국정농단의 공범"이라며 "공범과 합의하지 말고 직권 상정을 통해 반드시 언론장악방지법을 통과시키고 특검 연장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영국 변호사 역시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이 "태극기를 팔아 범죄자를 수호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오는 2월 25일 국민의 진정한 염원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보여주자, 또 3.1절에도 민족해방을 외치던 심정으로 광장에 모이자"고 촉구했다.

ⓒ프레시안(최형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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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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