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저녁 9시, 지난달 10일 열린 노 전 대통령의 49재 이후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권 여사는 아들 건호 씨, 문재인 전 비서실장과 함께 김해 봉하마을에서 올라와 세브란스 병원을 찾았다. 이병완 전 비서실장, 유시민 전 장관 등 친노 인사들도 조문행렬에 일제히 함께 했다.
병원 입구에서 취재진을 만난 권 여사는 "너무 가슴이 아프고 슬픕니다"며 입을 굳게 다물었다. 한명숙 전 총리의 손을 꼭 잡고 분향소로 들어선 권 여사는 약 15분 후 눈시울을 붉힌 채 빈소를 벗어났다.
▲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은 권양숙 여사의 눈시울이 붉다 |
배석해 있던 최경환 비서관에 의하면 두 미망인은 울음이 그치지 않아 대화를 제대로 잇지도 못했다고 한다. 노 전 대통령 영결식에서 권 여사의 손을 붙잡고 어린아이처럼 오열하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긴 바 있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은 "내 몸의 절반이 무너진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은 권 여사와 이 여사의 대화록이다.
권양숙 : 대통령께서 (살아) 계실 때 찾아뵈야 되는데 경황이 없어 찾아뵙지도 못해 죄송합니다.
이희호 : 감사합니다
권양숙 : 기운잃지 마십시오. 겹쳐서 이런 슬픈 일이 일어났습니다. 여사님 흔들리지 마십시오 오래오래 사셔야 합니다. 강해지셔야 합니다.
이희호 : 대통령께서 멀리서 오신 것 아시면 대단히 기쁘게 생각하실 것입니다
권양숙 : 자주 연락드리겠습니다. 힘드시겠지만 기운 잃지 마십시오
이희호 : 감사합니다
한편 이날 저녁부터는 일반 조문객들도 빈소를 찾고 있다. 여고생, 김 전 대통령의 친구였다는 90대 노인, 김 전 대통령을 존경한다는 30대 회사원 등 다양한 사람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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