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은 참여코자 벼르던 광화문의 촛불 행진. 12월 7일 차표를 구하지 못했다. 무작정 창원 중앙역으로 지인과 함께 갔다. 동반석 2좌석이 거짓말처럼 남아있었다. 우리는 더없이 벅차고 아프고 타올랐다. 누가 촛불을 들고 설치는가, 그거 좀 들면 뭐가 달라지냐며 비아냥거리는 사람도 있었다. 우리는 확인해야했다. 함께 섞여 그 뜨거운 무엇을 발견해야했다. 아니라는 것을 알았으니 목이 터져라 외치고 달라져야하기 때문이다. 어떤 설움이 이보다 서러울까. 안팎으로 진창이다. 귀담아 듣고 촛불, 횃불로 어둠살을 뚫고 나가야할 때다. 광화문에 도착해보니 사방이 눈물바다였다. 너나할 것 없이 전단지를 나눠주고 독려하고 껴안아야했다. 어둠이 짙어지면서 촛불이 번지고 횃불이 용광로 쇳물처럼 뜨거웠다. 차벽을 만들고 있던 경찰들, 광장에 합류하지 못해 빙빙 돌던 바깥 길에도 그 밤은 계속 빛날 것 같았다. 그 벅참을 안고 다시 창원행 심야버스를 타고 내려왔다.
여전히 우리는 촛불은 활활 타오르고 있다.
유모차를 몰고 나온 임산부, 백발의 굽은 등의 노부부, 한약을 나눠주는 한의사, 핫팩을 나눠주는 나들 가게, 휴대용 방석을 건네는 중년부부, 하얀 개, 차벽 안팎의 아들들, 스치던 따스한 기운들, 웃음, 눈물. 이토록 낯선 이들을 따뜻하게 볼 때가 또 있을까. 그 밤을 그 붉음 오래 걸었던 그 광화문을 오래토록 잊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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