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미디어법, 결국 조·중·동이 관건 아니냐"

점증되는 '직권상정' 압력 속에 여야 싸잡아 비판

미디어법을 둘러싼 여야 협상이 사실상 결렬된 가운데 키를 쥔 김형오 국회의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결국은 직권상정 카드를 뽑아들지 않겠냐는 관측이 우세한 편이지만 김 의장은 "네 잎 클로버 찾는다고 화단 다 망친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미디어법이 그렇게 중요하냐'는 이야기다.

"네 잎 클로버때문에 쑥대밭 되고 있다"

김 의장은 19일 새벽 자신의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여야 모두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먼저 그는 "며칠 전까지는 중앙홀(로턴다홀)의 본회의장 입구가 민주당 의원들에 의해 봉쇄되었다"면서 "저에게 '어서 국회를 정상화시키라'라는 말씀을 계속하는 야당 지도자가 있다. 때리는 사람이 '아프다'라고 하는 말과 같이 들린다"고 민주당을 겨냥했다.

하지만 그는 "문제는 방송법이다"고 지적했다. 김 의장은 여야 의원들을 향해 "신문 ·방송·인터넷 가운데 어느 것을 가장 많이 보거나 이용하느냐 자식들이나 조카들한테 물어봐라. 이미 답이 나와있다"면서 "신문도 방송도 아닌 줄 여러분들도 잘 알고 계신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 법 보다 더 중요한 것 많다. 이 법은 민생과 직결되는 법도 아니다"고 한나라당의 주장을 반박했다.

특히 그는 "이 법은 이른바 '조·중·동' 보수언론을 어떻게 참여시키느냐 하는 게 관건이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여야 의원들은 사석에서는 "퍼센테이지 비율을 가지고 밀고 당기기 하는 모습이지만 사실은 조중동한테 주냐 마냐가 쟁점이다"고 털어놓고 있는 형편이다.

김 의장은 "방송법으로 온통 국회가 쑥대밭으로 되어 간다"면서 "네 잎 클로버 때문에 성한 꽃, 귀한 풀들이 망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 대변인 "내일부터 본회의 열 수 있다"

김 의장이 이처럼 고뇌하고 있지만 상황은 '직권상정이냐 아니냐'는 'All or Nothing' 게임으로 치닫고 있다.

이날 허용범 국회 대변인은 "지난주 한나라당이 본회의 소집을 요구함에 따라 내일부터 5일간 오전 10시에 본회의가 열리도록 돼 있다"며 "내일부터는 의장이 언제든 법적으로 본회의를 열 수 있다"고 밝혔다.

결국 20일(월) 부터 '본회의를 열자' '못 연다'는 줄다리기가 진행된 이후 22, 23일 경에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