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이하 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과 턴불 총리가 지난 1월 28일 1시간을 예정으로 한 전화통화를 가졌다고 보도했다. 이 통화에서 양국 정상은 난민‧이민자 문제로 얼굴을 붉혔다.
문제가 됐던 사안은 지난해 11월 버락 오바마 정부와 호주 정부 간 맺은 난민 협약이었다. 양국이 맺은 난민 협약은 미국이 남태평양 나우루 공화국과 파푸아뉴기니에 있는 호주 역외 난민 시설의 수용자 일부를 수용하고, 호주는 대신 중남미 코스타리카에 있는 미국 역외 수용시설의 난민을 받아들이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신문에 따르면 턴불 총리는 통화에서 이 협약을 언급하면서 트럼프 신정부가 이 협약을 지켜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통화 전날 '반(反)이민법' 행정명령에 서명했던 트럼프는 이 협약 이야기가 나오자 "최악의 협상"이었다며 맹비난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턴불 총리는 이 문제와 관련해 언쟁을 벌였고 결국 1시간으로 예정됐던 통화는 25분 만에 종료됐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을 파기할 것이며, 호주가 "또 다른 보스턴 폭파(지난 2013년 4월 15일 보스턴 마라톤 대회 현장에서 일어난 폭파사건)범을 수출하려 한다"고 비난했다고 전했다.
외교적 결례로 볼 수밖에 없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돌발 행보를 두고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과정에서 자신을 비판하던 사람들을 대했던 태도가 외국 정상에게도 적용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자신이 미국의 대통령으로 당선됐기 때문에 외국의 정상까지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의중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턴불 총리와 통화에서 본인이 선거인단에서 큰 표 차이로 승리했다는 점을 "의기양양하게" 말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턴불 총리와 통화 이후 격한 반응을 보인 반면, 턴불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언성을 높인 것은 사실이 아니라면서 사태 수습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신문에 "둘 사이에 숨김없고 솔직하고 개인적인 대화가 오고 갔다"면서 "미국의 새로운 행정부와 최고의 동맹 관계를 구축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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