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강행한 북한과 관련한 한미 양국 간 공동 대응방안이 핵심 의제로 부상한 만큼, 현지 언론도 비중있게 이번 정상회담 관련 뉴스를 쏟아냈다.
이란 문제가 미국 내에서 폭발적인 관심사를 불러 일으키면서 이 대통령의 방미 소식이 1면을 차지하지는 못했지만, 교황 베네딕토 16세-영국의 고든 브라운 총리의 방미와 시기가 겹쳐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던 지난 해와는 확연히 비교되는 모습이었다.
정상회담이 열린 당일인 16일에도 주요 신문들은 기사와 사설 등을 통해 "한국 이명박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그 동안 미국이 구두로 약속해 온 '핵우산'을 서면 재확인을 추구할 예정"(워싱턴포스트),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경기침체기를 번영을 위한 기회로 바꿀 수 있다"(워싱턴타임스)고 소개한 바 있다.
통신사인 AP 또한 "이명박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미동맹의 공고함과 물러서지 않는 단호함을 보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ABC, 폭스 뉴스, CNN 등 주요 방송사 5곳은 공동 기자회견을 미국 전역에 생중계하기도 했다.
▲ (왼쪽부터) 전날 한미 정상회담 소식을 전한 워싱턴포스트,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뉴욕타임스 등 주요 일간지. 그러나 이 대통령의 얼굴은 뒷모습이나 흐릿한 옆모습만이 실렸고, 그나마 뉴욕타임스 기사의 주제는 '정상회담'이 아니라 이란과 관련한 오바마 대통령의 '돌발 언급'이었다. ⓒ프레시안 |
뒷모습, 흐릿한 옆모습…"얼굴도 못알아보겠네"
그런데 미국의 주요 일간지 대부분이 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의 정상회담 소식을 보도하면서 이 대통령의 뒷모습이나 촛점이 흐릿한 옆모습 사진을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17일 '북한이 제재에 저항할수록, 오바마는 남한을 안심시킨다'(As North Korea resists sanctions, Obama reassures South)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는 순간의 사진을 내보냈다.
같은 날 <로스앤젤레스타임스>도 '미국이 3년 안에 북한의 미사일 사정거리 안에 들어갈 수 있다'(U.S. may be in N.Korea missile range in 3 years)는 제목의 기사에서 역시 전날 한미 정상회담의 내용을 다뤘지만, 공동 기자회견 당시 발언을 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 대신 그를 응시하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에 촛점을 맞춘 사진을 실었다. 이 대통령의 옆모습은 흐릿한 윤곽만을 알아볼 수 있을 뿐이었다.
<뉴욕타임스>는 아예 공동 기자회견 당시 나온 오바마 대통령의 이란 관련 언급을 다뤘다. 한미 정상회담 자체가 아니라, 기자회견 자리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이란 관련 '돌발 언급'을 보도한 것. 이 신문의 사진에도 이 대통령은 뒷모습밖에 등장하지 못했다.
▲ 대표적인 보수 일간지인 월스트리트저널만이 제대로 된 이 대통령의 사진을 보도한 대목도 의미심장하다는 평가다. ⓒ프레시안 |
WSJ만 '재대로 된 사진' 보도
반면 대표적인 보수 일간지인 <월스트리트저널>는 제대로 된 사진을 실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 신문은 '미국, 북한에 대한 강력한 압박에 박차를 가하다'(U.S. urges Robust push on N.Korea)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정상회담에서 나온 양국 간의 합의사항을 전하는 한편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의 정면 사진을 내보낸 것.
신문은 기사를 통해서도 "양국 정상은 북한이 강경한 자세로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를 강행함으로써 서방 세계로부터 양보를 이끌어냈던 과거와 이번 유엔의 제재는 다를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 신문은 이 대통령의 방미 직전 인터뷰 기사를 통해 "(핵실험은) 김정일 일가의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서가 아닌가"라는 이 대통령의 발언과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을 상세히 소개하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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