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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밀실 비전', 국제 경제 암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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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밀실 비전', 국제 경제 암울해진다

[박영철의 국제 경제 읽기]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에 온 세계가 불안해 한다.

지난 1월 20일 미국의 45대 대통령에 취임한 트럼프의 취임연설이 있었고, 같은 날 백악관 홈페이지에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중 시행할 외교와 내치에 관련한 중대한 국정기조의 큰 틀이 공개되었다.

오늘 국제칼럼은 트럼프의 취임연설과 국정기조의 내용을 분석하고 평가하려 한다.

우선 트럼프의 취임 연설에 관한 미국 내외의 대표적인 반응을 보자. 이들 반응은 일반적으로 매우 비우호적이며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향후 정치와 경제 전망에 대해 걱정과 불안에 싸인 분위기이다.

"트럼프의 취임연설은 미 국민 모두가 아니라 자신의 지지자들만을 겨냥한 메시지이다", "경제적으로 군사적으로 미국의 국익을 우선할 것이라고 천명함에 따라 미국동맹국들에게는 '웨이크-업 콜(Wake-Up Call)'이 되었다" (BBC)

"이념 없는 정치, 美 위험하게 할 것이다. 동맹국을 자극하는 발언 그만해야!" 그리고 "트럼프가 가치관과 현실을 무시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불안에 휩싸였다." (일본 언론)

"사악한 트럼프의 취임연설에 서방 언론들이 으르렁거린다"(한겨레)

"역사상 가장 위험한 국수주의의 발상 중 하나이다"(WSJ)

"취임연설은 매우 불쾌하고 무례하고 철저한 트럼프주의의 선언이다"(LA 신문)

트럼프의 취임연설에 대한 각국의 반응이 위에서 본 것처럼 이토록 비판적인 이유가 도대체 무엇일까?

워싱턴 칼럼니스트 댄 발즈는 "말로 당선된 트럼프는 자칫 행동과의 상충에 직면할 수 있다"라는 일요 특집 기사에서 이에 대한 비판적인 답을 제공하고 있다.

첫째, 취임연설의 단골 메뉴인 국민의 대통합과 결속에 대한 언급이 없고, 아직도 대선 후보 때처럼 자신의 지지자들 분노와 좌절감에 호소하고 있다. 오히려 국민 간의 분열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

둘째, 세계의 지속적인 평화에 대한 호소 대신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강조하므로 전통적인 동맹국과의 연대와 공조를 해칠 수 있다.

셋째, 미국의 현실과 장래에 대한 매우 우울한 전망을 묘사한 후 이를 해결할 적절하고 일관성 있는 대책을 제시하기보다 자신만이 이 문제를 해결한다는 오만과 자아 망상에 빠진 황당한 약속을 남발한다.

넷째, 정치적 아웃사이더로 입법 과정과 행정정책 수립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대통령으로서는 절체절명의 필요성이 요구되는 의회와의 공조 대신에 워싱턴 D. C. 의 엘리트 정가를 맹비난한다. 선거 때 기존 정가의 부패와 무능을 척결한다고 약속한 소위 'Drain the Swamp(시궁창을 깨끗이 청소하겠다)'의 재탕이지만 이 같은 대중 영합적인 접근법으로는 대통령으로서의 중대한 외교와 내치 정책 수행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이제는 트럼프의 백악관이 공개한 6대 국정기조의 내용을 분석하고 평가해 보자.

무엇보다 우선 강조하고 싶은 점이 있다. 즉 이 6대 국정기조는 한 마디로 '미국 우선주의'에 따른 국익 중심의 국정과제라는 점이다. 이 6대 국정기조가 바로 선거 기간 중 트럼프가 가장 강력히 주장한 슬로건인 '미국을 다시 강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를 시행하는 도구인 셈이다.

이 6대 국정기조를 간단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① 미국 우선 에너지 계획 : 핵심 정책은 적대적인 국가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의 에너지 생산량을 증가하여 에너지 자립도를 높인다는 것이다. 중동 산유국과의 충돌이 예상되고, 지구 온난화 정책과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

② 미국 우선 외교정책 : '힘을 통한 평화'가 미국 외교정책의 핵심이다. 미군을 재건하고 강화하여 '군사적 헤게모니'를, 특히 동남아시아에서 다시 찾아오고 이슬람 국가의 국제 테러리스트를 소탕한다.

③ 일자리 회복과 성장 : 다음 3가지 정책이 핵심이다. 하나, 사회간접자본에 대대적인 투자를 통하여 10년 동안 2천5백만 일자리를 창출한다. 둘, 오바마 행정부의 미진한 경제 회복에 반하여 앞으로는 연 4%의 높은 경제 성장률을 달성한다. 셋, 세율을 낮추고 세법은 단순화하는, 개인과 기업을 위한 세제 개혁을 단행한다

④ 미군 재건 : 국방비를 대폭 늘리고 최첨단 미사일방어시스템 개발을 추진하고 강화한다.

⑤ 법질서 구축 :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고 국경에 불법이민의 입국을 방지하는 장벽을 구축한다. 그리고 거리에서 범죄와 폭력을 소탕하고 수정헌법 제2조에 명시된 총기 소지 권리를 보장한다.

⑥ 모든 미국인을 위한 무역협정 : 전통적인 자유무역주의보다 고립주의와 보호무역을 선호한다. 이 같은 무역정책의 전환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는 취임 즉시 행정명령을 통해 환태평양경제동반자(TTP) 협정을 중단하고 북미자유무역(NAFTA)의 재협상을 추진한다. 그리고 기존 무역협정의 위반사례를 철저히 조사하여 모든 위반 국가에 철퇴를 가한다.

위에 언급한 트럼프 행정부의 6대 우선 국정과제에 대한 세계 각국 정치 경제 전문가들의 반응은 매우 부정적이며 장래에 대한 큰 우려를 감추지 않는다.

첫째, 위의 6대 국정과제가 누구의 비전을 담았는지에 대한 의혹이다. 다시 말하면 이 국정과제가 트럼프 본인과 최측근 참모 두서너 명의 밀실 정책의 결과물일 것이라는 의혹을 산다. 따라서 이 국정 과제 수행은 트럼프 내각의 강력한 지지를 받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한다. 당장 비서실장 레인스 프리버스(Reince Priebus)는 평소에 '무조건 국수주의'에 찬성하지 않고 국방장관 제임스 매티스(James Mattis)는 NATO의 역할에 대해 트럼프와 상반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둘째, 트럼프에 대한 가장 큰 비난은 "오직 말뿐 행동이 없고, 신뢰할 수 없고, 쉽게 거짓말을 한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다수의 언론은 위에 열거한 국정과제의 시행 가능성에 깊은 의혹의 눈길을 던진다.

셋째, 6대 국정과제의 상호 간 논리적인 내부 모순이 존재하므로 앞으로 심각한 시행착오가 발생하고 그 경제적 비용이 매우 클 것으로 본다. 한 예로 연 4% 경제 성장률 달성이란 목적과 고립주의에 입각한 보호무역으로 발생하게 될 세계 교역의 위축이 상충할 것이 당연한데 이에 대한 대책이 전연 없다.

넷째, 무조건 '미국 우선주의'가 전통적 동맹국과의 긴밀한 동조와 협력에 걸림돌이 될 개연성이 크다. 왜냐하면, 다른 나라들도 '자국 이익우선' 주의를 들고나오면서 국제적 평화가 흔들리고 국지적 전쟁 발발 위험도 커지게 된다.

오늘 국제칼럼은 트럼프 행정부의 야심 찬 6대 국정과제의 공개로 세계가 불안과 걱정에 빠지고 있다는 암울한 결론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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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철

박영철 전 원광대학교 교수는 벨기에 루뱅 대학교 경제학과에서 국제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고서, 세계은행(World Bank)에서 경제 분석가(Country Economist and Project Analyst)로 15년(1974~1988년)간 근무했다. 그 이후 원광대학교 교수(경제학부 국제경제학)를 역임했고, 2010년 은퇴 후 미국에 거주하며 개인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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