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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측도 '유체이탈 화법'? 최소 4가지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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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측도 '유체이탈 화법'? 최소 4가지 거짓말

트럼프 정부 신조어 '거짓말=대안적 사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언론과의 전쟁'을 선포한 가운데, 그의 측근들인 쇼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이 거짓 브리핑을 한 데 이어 켈리엔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이 이를 감싸기까지 해 논란이 번지고 있다.

논란은 지난 20일 열린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뒤 언론들이 일제히 참석자 수를 50만~90만 명으로, 2009년 오바마 전 대통령의 취임식의 절반 이하라고 보도한 데서 시작됐다.

이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취임식 당시 발 디딜 틈 없는 군중들과 비교돼 트럼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증거가 됐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중앙정보국(CIA)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를 언론의 '거짓 보도'로 규정하며 "(참석자 수가) 100만~150만 명은 돼 보였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나는 지금 언론과 전쟁을 치르고 있다. 내 생각에 그들은 가장 부정직한 사람들"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 <워싱턴포스트>가 비교한 취임식 사진. 왼쪽 2009년 취임식이 2017년 취임식보다 더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

숀 스파이서 대변인도 이날 첫 브리핑에서 "취임식에서 볼 수 있는 인파 중 가장 많은 수가 모였다"면서 오바마 전 대통령의 취임식 때와 비교한 사진 보도도 "고의로 편집된 사진"이라고 주장했다. 참석자들이 모인 내셔널 몰의 바닥에 깔개를 덮어놓은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로, 이 때문에 사람들이 서 있지 않은 곳이 부각됐다는 게 그의 주장.

그러나 오바마 전 대통령의 두 번째 취임식 직전인 2013년에 바닥 공사를 하는 장면이 공개돼 스파이서의 주장은 거짓으로 확인됐다.

또한 '역사상 최대의 취임식 인파'라는 그의 발언 역시 입증되지 않은 자의적 주장으로 드러났다. <뉴욕타임스>는 영국 맨체스터 메트로폴리탄대학 연구진의 항공사진·비디오 분석 결과를 인용해 취임식 당일 트럼프 연설 순간의 인파가 약 16만 명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스파이서는 또한 워싱턴 지하철 시스템 기록으로 보면 42만 명이 지하철 환승역을 이용했으며, 이는 오바마 취임식 당시 31만7000 명보다 많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오바마 취임식 당시엔 78만3000 명이 지하철을 이용해 스파이서가 말한 수치의 두 배를 넘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 스파이서는 "내셔널 몰 뒤쪽에 펜스를 치고 검색을 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어서 과거와 달리 수십만 명의 인파가 행사장에 접근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보안당국은 마그네틱 검색기를 사용하지 않으며 보안 정책은 과거와 달라진 게 없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첫 브리핑부터 최소 4가지 거짓말을 쏟아낸 뒤 기자들 질문도 받지 않고 퇴장해버린 스파이서 대변인에 대한 언론들의 비판에 기름을 부은 건 켈리엔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그는 스파이서의 엉터리 주장을 "대안적 사실(alternative fact)"라고 옹호해 빈축을 샀다. 22일 NBC 방송에 출연한 콘웨이는 "스파이서는 대안적 사실을 제공한 것이며 이는 거짓이 아니다"라고 두둔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이 거짓말과 이를 감싸는 발언으로 연달아 헛발질을 하자 미 언론들은 새 행정부에 대한 강한 불신감을 쏟아내고 있다.

콘웨이가 출연한 NBC 프로그램의 진행자 척 토드는 '대안적 사실'이란 발언을 듣자마자 "대안적 사실은 사실이 아니다. 거짓일 뿐이다"라고 반박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가짜뉴스'와 '대안적 사실'이란 개념은 이제 트럼프와 그의 팀이 사실을 잘못 알고 있다고 기자들의 지적을 받을 때 본질을 흐리는 것을 도와줄 '곤봉'이라고 비꼬았다.

미 언론들은 이번 논란을 거짓말에 무감각하고 보스에 대한 무조건적 충성심을 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 하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일로 간주하고 있어 트럼프 행정부와 언론의 갈등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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