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지원하고 있는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18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반 전 총장의 대선 출마를) 신중하게 잘 도와드리라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반기문 캠프에 이 전 수석 등 이명박 전 대통령 측 인사들이 합류한 것을 두고 '이명박·박근혜 정권 연장' 시도라는 야권의 비판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노무현 정권은 성공한 정권이었는가"라고 맞받았다.
이 전 수석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 <박진호의 시사 전망대>와 한 인터뷰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반 전 총장 지원 관련 "상황 자체는 보고드렸다"며 이 전 대통령이 "어쨌든 지금 보수의 다른 대안이 없고 개인적 연도 있고 해서 도와주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니 신중히 잘 도와드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 전 대통령이 먼저 도와주라고 한 것은 "아니다"면서 "전직 대통령이 앞에 나서서 하시는 것은 적절치 않지 않나. 나라일 생각하며 신중한 행보를 하시는 것"이라고도 했다. 이 전 수석은 친이계 인사들의 합류를 두고 비판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서는 "문 전 대표 주변 분들은 노무현 정권 때 핵심적으로 일했던 분"이라고 말했다.
이 전 수석은 반 전 총장 캠프에 "어떻게 보면 박근혜 정부에서 일했던 분들이 더 많다"는 말도 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에서 일했던 사람이 많다고 하는데 들여다보면 저나 곽승준 수석 같은 분 (말고) 나머지는 거의 그런 분들이 없다"며 "마포 캠프 안에 있는 분들은, 제가 이름은 대지 않겠습니다만 박근혜 정부에서 일했던 분들이 더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반 전 총장의 캠프를 '백설기'에 빗대며 "거기 콩이 몇 개 있다고 해서 그걸 콩떡이라고 얘기할 수는 없다. 콩이 좀 있는 백설기 떡"이라고 했다. "국가적 인재의 풀을 모두 다 써서 새로운 정치를 해보자는 뜻이니까 그렇게 이해하시면 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 전 수석은 이른바 '마포팀'에 대해서는 반 전 총장의 "귀국 실무를 지원하기 위해 만든 팀"이라면서 "엄밀히 말하면 임시 비서실, 귀국 준비팀"이라고 선을 그었다. 아직 대선 캠프 수준의 조직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이 전 수석은 "저 같은 경우는 외곽에서 정무적인, 홍보적인 조언을 하는 입장"이라며 "설을 전후로 해서 전체적인 조직 정비가 크게 이뤄질 텐데 (제가) 전면에 나서서 하게 될 가능성은 그렇게 많지 않다"고도 설명했다.
반 전 총장의 귀국 후 2만 원권 지폐 동시 자판기 투입, 프랑스 생수 에비앙 구매 시도, 턱받침과 퇴주잔 논란 등이 이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이 전 수석은 "지금은 제가 보니까 반기문 총장 혼자 말 타고 막 앞서서 달려가고 다른 사람들은 뒤에 뛰어도 가고, 어떤 사람은 말 타고 쫓아가면서 움직이는 행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조금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우선은 10년의 공백을 뛰어넘어서 바로 행보를 하다 보니까 사실 준비 부족도 좀 있었던 것 같다"며 "마포팀이라고 불리는 그 분들(외교관들)이 주로 선거를 많이 치러보지 않은 분들이 많다. 그러다 보니 예상 문제점에 대해 치밀하기 준비"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캠프 내 외교관 그룹의 정무 감각 부족과 실무 능력 부족을 꼬집은 발언이다.
이 전 수석은 향후 반 전 총장이 새누리당 추가 탈당파와 바른정당, 그리고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과 새로운 지대에서 연대를 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새누리당에서 예상컨대 많게는 30명에서 40명 정도의 추가 탈당이 이뤄질 가능성"을 언급하며 "그것들이 어떤 새로운 모멘텀을 만들면서 기존에 나와 있는 바른정당, 그리고 김종인 전 대표를 위시해서 일부 제3 지대에서의 연대를 생각하고 계신 분들. 이런 분들과의 큰 그랜드 컨벤션, 그랜드 코올리션이 일어날 가능성이 많다"고 했다.
앞서 반 전 총장은 "금전이 빡빡하다"며 기존 정당에 입당할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었다. 이 전 수석은 이에 대해 "최소한 새누리당이나 국민의당으로 바로 가는 일은 절대 없다. 그것만은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 관련 기사 : 반기문의 정당 입당 이유 "홀로 하려니 금전이 빡빡해")
한편, MBC 박성재 해직 기자가 앞서 이 전 수석을 향해 '언론 장악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선구자'라고 비판한 것을 두고 이 전 수석은 "과대평가를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반응했다. 그는 사회자가 '개인적으로 여쭤보고 싶은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 시절 이루어진 언론 탄압과 해직 기자 사태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십니까"라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
이 전 수석은 이어 "제가 언론 장악을 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지만. 지금 그 분들(해직 기자들)은 노조 활동을 하면서 회사 내에서도 여러 가지 충돌과 무리가 많았던 분들"이라고 주장하며 "해직된 분들이 해직된 사유를 갖고 일했기 때문에 해직되지 않았을까요?"라고 주장했다. 그는 "저는 당시, 정부의 홍보라는 게 원래 정부의 일을 잘 알리는 것, 대통령의 철학을 알리는 것이니까 그런 입장에서 열심히 일한 것"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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