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러시아가 양자 안보회의를 갖고 남한 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반대 의사를 확고히 하며 추가적인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고성능 레이더인 해상 기반 X-밴드 레이더(Sea-Based X-Band Radar, SBX)를 급파해 한반도 인근 감시 활동을 벌이기로 해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현지 시각) 쿵쉬안유(孔鉉佑)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와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차관의 공동 주최로 모스크바에서 제6차 중러 동북아안전협상회의가 열렸다. 이날 회의에는 양국의 외교‧국방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회의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 양국은 "한미 정부의 한반도 사드 배치 시도에 심각한 우려와 단호한 반대를 표명한다"며 "한미 양국이 중러 양국의 안보 우려를 존중해 사드 배치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향후 추가적인 대응 조치를 통해 중러 양국의 이익과 전략적 균형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국은 한반도와 동북아의 현재 상황이 복잡하고 민감하다면서 관련국들이 긴장을 높이는 행위를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들은 한반도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및 안전성 보호,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해결책 모색 등의 목표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중국과 러시아가 사드를 고리로 공동 대응까지 천명하면서 동북아 내의 중국-러시아와 미국 간 갈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이 고성능 레이더인 SBX를 동원하면서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이 거세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11일(현지 시각) 미국 방송 CNN은 미국 국방부 관료를 인용, "수 개월 내에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감시하기 위해 SBX를 한반도 인근에 급파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대륙 간 탄도 로켓 시험 발사 준비 사업이 마감 단계"에 이르렀다고 밝힌 것에 대한 미국의 첫 번째 군사적 대응이다.
미국의 SBX 급파에 대해 국방부는 다른 국가의 전력 이동과 배치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공식적인 확인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커지는 가운데 이에 대응하기 위한 태세 구축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혀 SBX 레이더 급파를 사실상 시인했다.
SBX 레이더는 장거리 미사일을 탐지할 수 있는 장비로 탐지 거리가 2000km를 넘는다. <로이터>통신은 SBX가 지난 9일 모항인 하와이를 떠나 하와이 북서부에서 약 3218km 떨어진 곳에 도착, 이곳에서 이번달 말까지 탐지 활동을 벌일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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