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전북 전주를 찾은 박원순 서울시장은 전북 지역 기자간담회에서 "낡은 기득권, 독단의 적폐를 해소해야 지금의 촛불 민심을 대변할 수 있다"면서 "문재인 전 대표는 적폐 청산의 대상이지 청산의 주체가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박원순 시장은 "문재인 전 대표는 당 대표 시절 친문(친문재인) 인사를 줄 세우며 분당이라는 폐해를 낳았다"며 "지금도 여전히 문 전 대표가 당을 지배하고 있고 이런 기득권이 여러 문제를 가져왔다"며 이렇게 말했다.
박 시장은 "그동안 문 전 대표는 총선과 대선에서 여당을 한 번도 이기지 못했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국민의 요구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았다"며 "이런 무능함은 구체제의 종식을 요구하는 촛불 민심에 결코 부응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박원순 시장이 문재인 전 대표와 척을 진 직접적인 계기는 이른바 당내 '개헌 문건 파동'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이 "당 공식 기구가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문건을 작성했다"는 취지로 비판하자, 문재인 전 대표 지지자들이 박 시장에게 비난 문자를 보내면서다. 이에 박 시장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특정인에 불리한 발언을 했다고 문자 폭탄을 받고 18원 후원을 보내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촛불을 든 것이 아니다"라며 "이러니까 패권주의라는 말을 듣는 것"이라며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이날 광주광역시를 방문한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국민의당 김동철 비대위원장과 주승용 원내대표, 민주당 손학규 전 대표 등이 주장하는 '제3지대론'을 비판했다.
안희정 지사는 "최근에는 (국민의당에서) 제3지대론 이야기가 나오고 심지어는 반기문 씨를 영입한다는 얘기도 나오는데, 이는 김대중과 호남을 고립시킨 3당 야합과 똑같은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안희정 지사는 "김대중 정신은 국민 통합의 정신이지, 호남의 지역 이기주의 정신이 아니다"며 "광주 시민이 꾸짖어야 하며 김대중과 노무현의 길이 무엇인지 가르쳐 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관련 기사 : 안희정 '광주 선언' "문재인 밉다고 '3당야합' 또 할건가?", 안희정 "손학규 선배, 정치 은퇴해주십시오")
다만, 안희정 지사는 자신이 문재인 전 대표의 페이스메이커 아니냐는 질문에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안 지사는 "원래 스포츠 경기에서 페이스메이커는 경기 초반에 앞장서서 가서 죽어라 뛰어 상대 후보를 지치게 만든다. 그래서 마지막 결승전에서 뒤에서 가는 사람이 일등이 되도록 하는 역할이 페이스메이커다. 그러면 지금 현재 페이스메이커는 문재인 후보"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여야 후보들을 끌고 가는 문재인 전 대표가 페이스케이커로서 적합한 위치에 서있고, 저는 여유 있게 따라가다가 마지막 결승점 앞에서 일등을 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해 문 전 대표와 자신을 차별화했다. (☞관련 기사 : 안희정 "저는 19대 대통령에 도전한다")
문재인 측 "사법당국, 폭력 행사한 박사모 수사해야"
한편, 이날 경북 경주를 방문한 문재인 전 대표는 시민 간담회에서 "반기문 전 총장이 (대통령이 되면) 정권 교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국민이 원하는 건 정권 교체다. 그것만 확실히 하면 될 것 같다. 올해는 정권 교체의 해이며 그래야만 적폐를 청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곧이어 경북 구미를 방문했다가 '박사모(박근혜 대통령을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 회원 등 시민 200여 명에 둘러싸여 25분간 갇히기도 했다. 이들은 구미 시청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무효' 등의 구호를 외쳤고, 문 전 대표를 태운 차량이 구미 시청을 빠져나가려 하자 태극기를 흔들며 "문재인은 빨갱이"라고 외치며 차량 앞에 드러눕기도 했다.
문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은 성명을 내어 "박사모 회원들이 수행한 참모진에게 쓰레기 등을 던지며 문 전 대표가 탄 차량에 발길질을 했고, 현장에서 문 전 대표를 옹호하는 일반 시민에게까지 폭력을 행사하고 욕설을 했다"며 사법당국의 수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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