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잠수사의 세월호 희생자 수습은 산자와 죽은자의 포옹"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잠수사의 세월호 희생자 수습은 산자와 죽은자의 포옹"

[언론 네트워크] 김탁환, 제주에서 <거짓말이다> 북콘서트

"뜨겁게 읽고 차갑게 분노하라."

소설 '거짓말이다'의 저자 김탁환 작가가 제주 독자들에게 건넨 말이다.

세월호참사대응제주대책회의와 기억공간 re:born, 제주기억행동, 세월호를 기억하는 제주사람들 20140416은 16일 오후 7시30분 제주벤처마루에서 '거짓말이다' 북콘서트를 열었다.

'416전국제패 분노를 기억하라'를 주제로 열린 이번 북콘서트는 광주와 대구에 이어 세 번째다. 현장에는 '거짓말이다'의 저자 김탁환 작가가 참석해 작품의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 소설 '거짓말이다'의 저자 김탁환 작가가 16일 오후 7시30분 제주벤처마루에서 '416전국제패 분노를 기억하라'를 주제로 북콘서트를 열고 있다. ⓒ제주의소리

소설 '거짓말이다'는 2014년 4월16일 제주로 향하다 침몰한 세월호가 배경이다. 배에 갇혀 목숨을 잃은 304명의 시신을 찾기 위해 바다로 뛰어든 잠수사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작가는 잠수사 故김관홍씨를 모델로 소설 속 주인공인 나경수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4.16 세월호 사고 이후 수색에 참여한 잠수사 이광욱씨가 그해 5월6월 구조작업 도중 숨졌다.

검찰은 당시 사고의 책임을 물어 감독관 역할을 한 민간잠수사 공우영씨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했다. 故김관홍씨는 억울하게 기소된 공씨를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故김관홍씨는 수색작업 도중 얻은 잠수병으로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생계를 위해 대리운전 등을 하다 올해 6월17일 경기도 고양시 한 비닐하우스 안에서 쓸쓸히 생을 마감한다.

김 작가는 세월호 추모 과정에서 만난 잠수사들의 일상을 전해 듣고 바다 속 이야기에 주목했다. 잠수사들은 아직도 인양되지 못한 물 속 세월호의 모습을 알고 있는 유일한 존재였다.

'거짓말이다'는 그렇게 쓰여졌다. 죽은자를 바다에서 육지로 향하게 하는 이들의 이야기다.

김 작가는 소설 속 가장 심혈을 기울인 장면으로 '포옹'을 언급했다. 살아있는 잠수사들이 바다 속에서 희생된 사람들을 껴안고 물 밖으로 나오는 모습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단어다.

4월22일 주인공 나경수는 세월호 선체에서 윤종우 학생의 시신을 껴안고 나온다. 이 장면은 책 65페이지에서 87페이지까지 상세하게 묘사된다.

또 한번의 포옹은 물 속이 아닌 육지에서 벌어진다. 광화문에서 세월호 유가족들과 집회에 참여한 나경수가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쓰러지던 순간이다.

도로에 쓰러진 나경수를 향해 한 남성이 뛰어든다. 물대포를 막기 위해 나경수를 온몸으로 껴안는다. 이 남성은 나경수가 처음 인양한 윤종우 학생의 아버지 윤태식이다.

▲ 소설 '거짓말이다'의 저자 김탁환 작가가 16일 오후 7시30분 제주벤처마루에서 '416전국제패 분노를 기억하라'를 주제로 북콘서트를 열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 작가는 "소설 속에서 어떤 날을 집중적으로 쓸지 고민했고 첫 희생자를 수습하는 날로 정했다"며 "시신 인양의 경험이 없는 민간잠수가가 사체를 포옹하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죽은자를 물 밖으로 데리고 나오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껴안고 나오는 것 밖에 없다"며 "산자와 죽은자의 포옹, 몸과 몸의 포옹에 의미를 뒀다"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소설 속에서 두 번의 포옹이 등장한다. 광화문 앞 시위대의 포옹은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고 백남기 농민을 생각하면 쓴 것"이라고 전했다.

소설 속에는 주인공 나경수 외에도 대리운전 기사로 활동하는 단원고 학생의 아버지 등 많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단식중인 세월호 유가족 앞에서 폭식 투쟁을 하는 청년도 나온다.

김 작가는 "책을 쓰면서 무엇을 어떻게 기억해야 할지를 많이 고민했다"며 "독자들이 뜨겁게 읽고 차갑게 분노했으면 좋겠다. 슬픔이 아닌 분노를 기억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현장에는 민간잠수사 공우영씨와 영화 '지슬'을 연출한 제주출신 오멸 감독도 함께했다. 오멸 감독은 김탁환 작가의 소설 '거짓말이다'를 영화로 만들기로 했다.

프레시안=제주의소리 교류 기사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