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때 현장 수색·수습 작업에 참여했던 민간잠수사 김관홍씨의 증언이 소설로 나왔다.
세월호 참사의 후유증에 시달리던 김관홍씨는 자신을 모델로 한 이 소설의 출간을 보지 못하고 지난달 세상을 떠났다.
김탁환 작가의 장편소설 '거짓말이다'는 잠수사 '나경수'가 함께 사고 해역에서 작업하다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을 받게된 동료 잠수사 '류창대'를 위해 쓴 탄원서로 시작한다.
'나경수'는 탄원서를 통해 참사가 발생한 2014년 4월 맹골수도로 내려가게 된 계기와 구조작업 현장 상황을 진술한다. 해산 이후 동료 잠수사들의 생활과 주변의 왜곡된 시선, 진실규명을 두고 사회에 불어닥친 혼란과 유족들의 아픔도 전한다.
'나경수'를 비롯한 잠수사들이 3교대로 몸을 혹사해가며 수색에 열중할 당시 육지에서는 잠수사들에 대한 온갖 악성 루머가 떠돈다. 해산하라는 문자메시지 한 통에 맹골수도를 빠져나온 잠수사들은 잠수병에 생계 유지는 물론 병원 치료조차 힘든 처지가 된다.
작가는 세월호 참사를 다룬 팟캐스트 방송 '416의 목소리'에 참여하던 중 김관홍 잠수사를 만났다. 소설은 김관홍 잠수사를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한 르포르타주다.
실제로 김관홍씨는 참사 현장에서 철수한 이후 잠수병을 비롯한 각종 후유증에 시달렸다. 대리운전으로 생계를 이어가다 지난달 17일 경기도 고양시의 비닐하우스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소설의 대부분은 김관홍씨의 최근 2년 여를 있는 그대로 그렸지만 마지막 장면은 사실과 다르다. 소설은 '류창대'에게 무죄를 선고한 재판장에게 '나경수'가 쓰는 편지로 끝나는데, '나경수'는 2016년 7월 사고 해역에 내려가 희생자들의 이름을 소리내어 부른다.
김관홍씨는 생전에 작가에게서 결말을 전해듣고 마음에 들어했다고 한다. 작가는 소설을 마무리하던 중 김관홍씨의 사망 소식을 들었지만 고치지는 않았다.
작가는 후기에 "'거짓말이다'가 김관홍 잠수사의 긴 유서일 수도 있겠단 생각을 했다"며 "그의 궤적을 따라가면, 세월호와 관련된 사람들을 두루 그려 볼 수 있을 듯했다"고 썼다.
저자 인세는 모두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활동에 기부된다. 꽃집을 운영하며 세 자녀와 함께 남은 김관홍씨의 부인을 지원하기 위해 그가 제작한 꽃다발과 책 묶음도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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