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온 최경희 전 총장은 정유라 씨에게 이화여대가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최경희 전 총장은 "(정유라 씨 특혜 사태에 대해) 전 총장으로서 도의적인 책임을 느낀다"면서도 "그렇지만 저희 학교 내에서 굉장히 엄격하게 진상을 조사했음에도, 조직적으로 특혜준 것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뺌했다. 정유라 씨가 입학 특혜를 입었다는 교육부 감사 결과를 정면으로 부정한 것이다.
최경희 전 총장은 '학부모' 최순실 씨를 두 차례 만났다고 증언했다. 한 번은 정유라 씨가 입학하고 난 뒤인 2015년 가을에 최순실 씨가 학교를 방문해 잠시 인사했고, 두 번째로는 지난 4월경에 최순실 씨가 정유라 씨와 잠시 학교에 들러서 잠시 인사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장제원 의원이 "왜 최순실을 만나줬느냐"고 질의하자, 최경희 전 총장은 "왜 만나준 건 아니고, 저는 비교적 젊은 총장이었기 때문에 지난 2년간 참 많은 분들을 뵀다. (최순실 씨가) 오신다고 비서실로 연락이 와서 (만났다.) 저도 엔간한 분 많이 만나고…"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이 "총장 취임 후 일반 학부모를 몇 분이나 만났나? 한 분도 없죠?"라고 묻자, 최경희 전 총장은 "아니다. 저는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관심이 많아서, 제 이메일로 어려운 일에 대한 요청이 오면 많이 해결해주고, 실제로 만나기도 하고, 학생이 수상하면 축하 꽃도 보내고 그런다"고 동문서답했다. 최순실 씨 외에 다른 학부모를 만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 것이다.
이화여자대학교 학생들이 '미래라이프 단과대학교' 개설에 반대하며 점거 농성을 벌이자, 경찰 병력을 투입한 데 대해서도 최경희 전 총장은 "경찰 병력을 투입하라고 요청한 적은 없지만, 시설물 보호를 요청했다"는 식으로 피해갔다.
새누리당 이혜훈 의원이 "경찰 투입을 요청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는데, 진짜로 요청서를 보낸 적이 없느냐"고 묻자, 최경희 전 총장은 "우리 학생들이 평생단과대학 사업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본관을 점거한 게 목요일인데, 처음에는 총무처장 명의로 '시설물 보호 및 안전에 관한 공문'을 경찰에 보냈고, (경찰이) 총무처가 아니고 총장 명의로 해야 한다고 해서 그 다음날 총장 명의로 (공문을) 서대문경찰서에 보냈다고 보고받았다"고 답했다.
이혜훈 의원이 "그럼 경찰 병력 투입을 요청한 것 아니냐"고 다그치자, 최경희 전 총장은 "경찰 병력 투입을 요청하지 않았다. 경찰 병력은 요청하지 않았다"고 잡아뗐다. 그 이후 상황에 대해서 최 전 총장은 "(경찰이) 교직원들을 밖으로 나오게 하려면 총장의 허락이 있어야 한다고 해서 제가 (경찰한테) 전화받고 구출해 달라고 했다. 그때는 이미 경찰이 교내에 들어와 있을 때였다. 제가 '교직원들을 안전하게 구출해달라'고 (경찰에게) 말씀드린 건 확실하다"고 말했다.
최경희 전 총장은 "결과적으로는 (교내 경찰 투입으로) 학생들이 상처를 입었고 그 점에 대해서는 저도 많이 마음이 아프고, 저도 상처가 있으면서 학생들의 치유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경찰 투입 요청으로 학생들에게 상처를 줬지만, 자신도 상처를 받았다는 것이다.
한편, 남궁곤 전 이화여대 입학처장도 '정유라 씨 특혜' 의혹에 '유체이탈' 화법으로 답했다. 면접 위원들에게 '정유라 씨를 뽑으라고 한 적은 없지만, 아시안 게임 메달 리스트를 뽑으라고 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남궁곤 증인이 정유라 씨를 뽑아주라고 지시한 적이 있다고 한다"고 지적하자, 남궁곤 전 입학처장은 "사실이 아니다. 누구를 뽑으라고 지시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답했다. 김한정 의원이 "그러면 면접 위원들에게 '금메달 리스트를 뽑으라'고 했느냐"고 묻자 "제가 면접 위원들한테 수험생 중에 아시안게임 메달 리스트가 있으니까, 면접 평가에는 반영해달라고 안내 드렸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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