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훈 참여연대 활동가(26)와 참여연대, 전쟁없는 세상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홍정훈 활동가의 병역거부 선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홍 활동가는 "군대라는 공간에서 다시 학습된 폭력은 개인뿐 아니라 사회 전체를 압도한다"며 "폭력을 내면화시키는 군대에 저항하는 유일한 비폭력 수단은 병역을 거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병역거부권을 인정하지 않는 현행 병역 제도는 잘못됐고, 모두가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라며 "나의 선택이 '양심적'인 병역거부로 지칭되지 않았으면 한다. 나는 비상식적인 국가에서 '상식적'인 국민의 길을 택한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참여연대 측은 "참여연대 현직 활동가로서는 최초의 병역거부 선언"이라며 "'군대가 아니면 감옥을 선택해야 하는 사회'를 바꾸기 위해, 한국 정부가 하루빨리 병역거부권을 인정하고 대체복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전 세계 병역거부 수감자의 92% 이상이 한국에 있고, 해방 이래 지금까지 1만 명 이상이 병역을 거부했다"며 "2015년 유엔 자유권위원회는 대체복무제 도입과 더불어 모든 병역거부자를 즉각 석방하라는 유례없이 강력한 권고를 내렸지만, 한국 정부는 아직도 묵묵부답"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날 "헌법재판소에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하는 것은 보편적 인권인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의견을 내기로 결정했다"면서 "대체복무제로 국방의 의무와 양심의 자유를 조화롭게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양심에 기반한 결정을 존중하는 것은 다양성을 추구하는 민주사회의 핵심적 요소로, 민주사회의 기본질서 유지에 중대한 해악이 되지 않는 한 국가는 개인의 양심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헌재에는 양심적 병역거부권 인정에 관한 헌법소원 3건이 제기돼 심리 중이다. 인권위의 이번 의견과 홍 활동가의 병역거부 기자회견 등이 헌재 판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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