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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태반 주사 '심리 중독' 가능성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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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태반 주사 '심리 중독' 가능성 있다"

[인터뷰] 이해국 가톨릭대 정신과 교수 "플라시보 효과에 의한 중독"

박근혜 대통령이 '영양 주사'에 중독적인 집착을 보인다는 정황이 짙어지고 있다. 이선우 청와대 의무실장이 5일 '태반 주사는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 한 사람에게만 처방했다'는 취지로 증언하면서다. 2014년 6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2년 3개월 동안 태반 주사 200개를 박 대통령 혼자 맞았다면 4~5일에 1회씩 맞은 셈이다.

이해국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과 교수는 6일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중독적 행동"을 보일 가능성을 점쳤다. '주사 자체'에 중독됐다기보다는, 일종의 '플라시보 효과'를 믿는 '심리적 중독' 상태라는 것이다. 이해국 교수는 "일반적으로 히스테리컬한 성격이 있는 사람일수록, '피암시성'이 강한 사람일수록 심리적으로 중독이 잘 된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태민 목사 일가에게 의존적인 관계였다는 점을 미루어 보면, 최순실 씨나 최순득 씨 자매가 '영양 주사'를 권유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순실 씨가 박 대통령의 '영양 주사' 선호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이해국 교수는 "최순실이라는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이래서 (영양 주사가) 좋다'고 암시했다면, 그 암시에 맹목적으로 심리적으로 의지하고, 조건 반사처럼 '이걸 맞아야 기운이 난다'는 심리적 기제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다음은 이해국 교수와 진행한 일문일답이다.

▲ 최순실 씨와 박근혜 대통령. ⓒ연합뉴스

프레시안 : 이선우 청와대 의무실장이 5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 농단 국정 조사'에서 "대통령에게 태반 주사, 백옥 주사, 감초 주사를 처방했다"고 말했다. 특히 적어도 태반 주사는 대통령 혼자 맞았다고 증언했다. 태반 주사만 따지면 2년 3개월 동안 200개를 박 대통령이 4~5일에 1회씩 맞은 셈이 된다. 감초 주사, 백옥 주사, 마늘 주사까지 포함하면 이틀에 한 번씩 주사를 맞았을 수도 있다. 이 정도면 중독인가? 어느 정도 주사를 자주 맞아야 중독이라고 볼 수 있나? (☞관련 기사 : 靑 거짓말 들통 "태반 주사는 대통령만 맞았다")

이해국 : 중독적 행동이다. 절대적인 양이나 횟수로 중독을 판단하지는 않는다. '백옥 주사'는 신체적 미용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 맞는 것이다. 진정제가 들어있거나 하는 건 아닌데, 묘하게 그런 효과가 암시적으로 병합됐을 수 있다. 그렇다면 특정한 사람이 왜 그렇게 주사에 몰입하고, 주사에 꽂혀 있나? 그게 더 문제다. 뭔가 불안하고, 불편하고 부정적인 것을 없애려고 하는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그 주사를 맞으면 피부가 좋아지고 몸이 개운해진다는 신체적, 심리적 암시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프레시안 : 대통령 자문의였던 김상만 의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이 영양제나 약 같은 걸 잘 못 먹는다"고 말한 바 있다. 약 복용을 기피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주사 중독'이라는 개념이 있나?

이해국 : 그렇지 않다. 프로포폴과 같은 마취제는 마약성이지만, 비타민, 단백질과 같은 주사 성분이 '중독 성분'은 아니다. 생리적인 중독이 아니라 '맞으니까 몸이 개운해진다'는 식의 플라시보 효과가 있다. 맞을 때 옆에서 좋다는 암시를 준다거나, 어떤 조건이 되면 심리적으로는 의존이 될 수 있다.

다만, 먹는 알약보다 주사가 혈관으로 바로 들어오니까 흡수 빠르고 효과도 빨리 느낀다. 술도 중독자는 독한 술을 먹는 것과 같은 이치다. 중추신경자극제(각성제)도 처음에는 코로 들이마시거나 입으로 먹거나 할 수 있는데, 마지막에는 주사로 한다. 빨리 강하게 효과를 얻고 싶은 약물 치료의 경로 문제다.

프레시안 : 어떤 사람이 심리적으로 중독되기 쉬운가? 최순실 씨가 영양 주사를 권유했다면, 더 심리적으로 의존되기 쉬울까?

이해국 : 일반적으로 히스테리컬한 성격이 있는 사람이 중독이 잘 된다. 피암시성이 강한 사람이 최면도 잘 걸린다는 말이 있다. 최태민 목사가 종교적인 사람 아닌가. 박 대통령도 피암시성이 강한 성향이 있었을 것이고, 최순실이라는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이래서 (영양 주사가) 좋다'고 암시했을 수 있다. 언론 보도를 보면 (박근혜 대통령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미용적, 이런저런 것들을 많이 했다는 게 나온다. 그 과정에서 비타민이건 단백질이건 구별이 됐겠나. 좋다는 암시에 맹목적으로 '정말 좋은가 보다' 하고 심리적으로 의지하고, 내적으로 조건 반사처럼 '이걸 맞아야 기운이 난다'는 심리적 기제가 형성될 가능성은 있다.

프레시안 : 청와대 의무실이 향정신성 의약품 내용은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들에게 제대로 제출하지 않았다. 만약 일선 개원가에서 하듯이 영양 주사에 향정신성 의약품을 섞었다면 어떤 효과가 나나?

이해국 : 성형외과에서 지방 흡입이나 간단한 작은 시술을 할 때 프로포폴을 쓰는데, 한두 시간 개운하게 자고 일어난, 나른한 느낌이 있다. 시술 때 사용했을 수도 있고, 시술하지 않아도 이것저것 할 때 몸에서 기억한다. 그 주사를 맞았을 때 개운하다는 보상 기억이 형성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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