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친박계 '맏형' 격인 서청원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 등을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고 한 것과 관련해 "야권과 폭넓게 의견을 모아 정권 이양 질서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대통령에 대한 마지막 예우이며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29일 말했다.
내달 2일로 예고됐던 탄핵 소추안 표결을 막고 야당과 거국 중립 내각 구성과 개헌에 대한 논의를 함으로써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지키자는 주장이다.
서 의원은 "대통령이 물러나겠다고 한 이상 탄핵 주장은 국민에게 설득력이 약할 것"이라는 자의적인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서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새누리당은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 결단을 국정 안정과 국가 발전으로 승화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무엇보다 총리 인선이 중요하다"고 했고 "특히 야권으로부터 나오는 개헌 주장을 경청하고 가능한 힘을 보태주기를 바란다. 더 이상 불행한 대통령과 불행한 국민이 반복되지 않도록 집권당으로서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했다.
분권형 개헌이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의 대권 행보를 돕기 위해라거나 여권의 정권 재창출 의도가 담긴 '꼼수'라는 지적에도 야권 안에서 또한 개헌 주장이 나오는 상황을 '이용'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서 의원은 "이 모든 것이 진정성을 갖기 위해서 비대위 구성 등 우리당 시스템부터 바뀌어야 한다"며 "한 조각의 私(사사로운 이익)도 끼지 않아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서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사전에 준비된 입장 자료가 공개되며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담화를 하고, 앞서 '질서 있는 퇴진'안을 박 대통령에게 조언했던 서 의원이 박 대통령의 담화를 소속 의원들에게 '해설'해준 듯한 모습이다.
그는 의총 후 기자들을 만나서는 "외부에서는 대통령이 공을 정치권에 떠넘겼다고 했는데 대통령은 모든 것을 다 내려놓는다고 말씀하셨다"며 "이전에 내각도 야당에 빨리 구성해달라고 했고 대선 일정도 합의하면 되는 것이고 개헌도 200명 넘은 의원들이 하자고 했으니 이른 시일 내에 이런 정치 일정이 잡히면 대통령은 언제든 그만두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또한 박 대통령의 퇴진은 △거국 내각 구성 △차기 대선 일정 합의 △개헌이라는 삼박자가 갖춰진 후에 이루어질 것이라는 '해설' 성격이 짖다.
서 의원은 "야당은 대통령이 퇴진을 안 할 경우 탄핵으로 가려고 한 것인데 대통령이 물러나겠다고 한 이상 탄핵 주장은 국민에 대한 설득력이 약할 것"이라며 "야당도 대승적 견지에서 나라와 국가를 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이 저항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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