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경북대학교 정보전산원 4층 인재관. 대학자율성을 촉구하는 경북대 학생 60여명으로 구성된 '이것이 민주주의다(이민주)' 학생 10여명은 김 전 대표 강연을 반대하기 위한 항의시위를 벌였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오후 3시부터 경북대 정맹준(나노소재공학과) 교수가 주최한 '4차 산업혁명과 지역경제 활성화' 강연에 참여해 기조연설을 하기로 돼 있었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민주 소속 학생들은 A4용지 1천여장을 인쇄해 김 전 대표의 강연을 반대하는 항의시위를 벌이게 됐다.
이들은 오후 2시 30분부터 정보전산원 강연장 앞에 미리 인쇄한 A4용지를 붙였다. 종이에는 '당신도 근혜씨랑 친했잖아요', '그냥 같이 손잡고 나가세요', '껍데기는 가라', '탄핵이라는 큰 그림 그리지말고 노후를 그리세요', '느그 아부지 뭐하시노', '내 머릿속엔 비행기상납, 친일, 로맨틱, 성공적', 민심투어 중 빨래하는 김 전 대표의 사진 등 김 전 대표를 비판하거나 풍자하는 내용들이 주를 이뤘다.
이 과정에서 강의를 주최한 경북대 소속 일부 교수들, 직원들, 새누리당 대구경북 당원들은 종이를 강제로 뜯거나 찢고, 학생들 멱살을 잡거나 밀치며 고성을 질렀다. 일부 교수들은 "취업 강의다", "정치적 구호를 외치지 마라", "누가 시킨 거냐", "이 강의와 상관 없지 않느냐"고 학생들을 다그쳤다.
그러나 학생들은 "교수가 학생 멱살을 잡았다", "대학 주인은 학생이다", "최순실 사태 김무성도 공범이다", "박 대통령 누가 만들었느냐", "새누리당 전 대표 김무성이 책임져랴", "김무성도 박근혜랑 사퇴하라", "새누리당 해체하라", "김무성 퇴진하라", "사과하라" 구호를 외치며 계속 항의를 이어갔다.
학생들은 A4용지를 벽에 계속 붙였고 교수들과 직원들은 보이는 족족 찢어 쓰레기통에 넣었다. 몸싸움은 그렇게 30분간 지속됐다. 강연장에 이미 와 있던 김 전 대표는 눈을 감고 사태를 방관했다. 곧 한 교수가 "미안하다. 고의가 아니다. 강연은 해야 하니 끝나고 말하자"고 해 실랑이는 일단락됐다.
오후 3시 10분쯤 강연이 시작됐고 기조연설에 앞서 김 전 대표는 "학생들 뜻을 잘 알겠다. 이번 최순실 사태에 대해 나도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늘 강연은 우리 학생들의 일자리와 취업을 위한 자리이니만큼 양해를 구한다"고 말했다.
항의시위에 참여한 4학년 학생 김모(경북대 사학과 08학번)씨는 "박 대통령을 만든 사람이 바로 김 전 대표"라며 "이런 사람을 강연자로 초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얼마전 조경태에 김문수까지 왜 문제 있는 인물들만 강연 오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철학과 4학년 학생 최모씨도 "새누리도 최순실 사태 공범이다. 김무성은 새누리당 전 대표다. 강연이 아니라 사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 전 대표는 이날 오전 대구테크노파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같은 곳에서 중소기업인들과도 간담회를 가졌다. 이후 오후 1시 30분부터 대구 북구 산격종합사회복지관을 찾아 어르신들과의 대화를 갖고, 오후 3시 경북대에서 '제4차 산업혁명 세미나'에 참석했다. 이어 오후 4시 40분부터는 경북대에서 청년·대학생들과 간담회를 갖는다. 이날 경북대 사범대 1층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흉상' 방문 일정은 이유를 밝히지 않고 갑자기 취소했다.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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