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그림 상납' 논란 촉각…"진상규명이 우선"

국세청장 조기사퇴론에 "언론이 앞서가고 있다"

한상률 국세청장의 '그림로비 의혹'과 관련해 청와대가 "제일 중요한 게 선(先)진상규명"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청장의 자진사퇴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청와대는 여론의 추이에 잔뜩 신경이 곤두선 모양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13일 청와대가 직접 의혹에 대한 내사에 착수하는 한편, 한 청장에 대한 자진사퇴를 권유했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언론이 계속 앞서 가는데 사실이 아니다"라며 "진상규명이 돼야 대책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李대통령에게도 보고…"특별한 언급은 없었다"

"청와대가 직접 내사하고 있는 부분은 없느냐"는 질문에는 "내사라는 게 신문 열심히 보는 것도 있다"며 "보도된 내용 가운데 공통점과 상이점을 분석하는 것도 내사"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꼭 뒷조사를 하는 게 내사가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이 대변인은 "이런저런 논의가 많이 있지만 언론을 통해 본인이 아니라고 소명했고, 그렇지 않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이를 종합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관련 의혹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됐는지 여부에 대해선 "상식적인 바탕에서 생각해 보면 되지 않느냐"면서 부인하지 않았다. 이어 이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다"고 했다.

한 청장 의혹과 맞물려 4대 권력기관장(국정원장, 국세청장, 검찰청장, 경찰청장) 인사가 앞당겨질 가능성에 대해 이 대변인은 "이 문제와 직결되는 게 아니다.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일단 공식적으로는 부인하고 나선 셈이지만 청와대 내부에서도 자진사퇴 형식으로 한상률 청장과 관련된 의혹을 털고 가야 한다는 목소리는 여전히 높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한 청장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조기사퇴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면서 "사퇴와 함께 의혹 규명을 위한 검찰 수사도 불가피한 것이 아니냐는 게 청와대 분위기"라고 전하기도 했다.

특히 '그림 상납' 논란과 함께 한 청장이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의 지인들과 골프를 치고 이 대통령의 동서와 저녁식사를 한 사실이 밝혀지는 등 사태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한 청장의 사퇴가 확정될 경우 잇따라 3명의 국세청장이 모두 불명예 퇴임하게 되는 셈이어서 그 후임으로는 허용석 관세청장 등 외부인사 기용론이 무게를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