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치 구분 없는 '청와대 2선 후퇴' 요구가 야권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황교안 국무총리는 11일 "대통령은 헌법과 관련된 권한에 있어서는 포기할 수 없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직무 수행을 계속할 것을 시사했다.
박 대통령이 요청한 '국회 추천 총리'가 임명되더라도 국정 전반에서 손을 떼는 2선 후퇴는 없음을 못 박은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앞서 박 대통령에게 "국정원 감사원 그리고 군 통수권과 계엄권 또는 사법부의 대법원장과 헌법재판소의 헌법재판관 등에 대한 인사권을 내려놔야 하야 요구하는 민심에 부응하는 길"이라고 촉구한 바 있다.
황 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긴급 현안 질문에서 '대통령이 총리에게 내각 구성 등에 관한 전권을 위임하는 것이냐'라는 민주당 이언주 의원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황 총리는 "우리 헌법에 보면 대통령이 아닌 분이 행사할 수 없는 권한들이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황 총리는 "헌법에 규정된 총리의 권한이 있지만 현실 정치에서는 이런 부분이 간과되거나 적절하게 집행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이런 부분까지 권한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도록 (여야가) 총리를 추천해주면 좋겠다"고도 했다.
황 총리가 언급한 '헌법에 규정된 총리 권한'은 행정 각부 통할, 국무위원 제청권과 해임 건의권 등을 뜻한다.
이처럼 애초에 지켜졌어야 하는 총리 권한을 '보장해주겠다'는 황 총리의 설명에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공약을 반복하는 것 아니냐. 이미 시행하는 것을 반복하는 것이란 말인가"라고 따져 묻기도 했다.
노 원내대표는 "황 총리에게는 보장하지는 않았으나 새 총리에게는 부여하겠다면 그 차이는 무엇인가"라고도 물었다.
이에 대해서는 황 총리는 "정상적인 범위를 벗어나 권한을 총리에게 부여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고 했다.
황 총리는 이어 '대통령이 한 얼굴로 두 가지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새 내각에 권한을 주겠다고 해놓고선 군사 협정처럼 한 편으로는 자기식으로 권한을 행사하려는 것'이라는 노 원내대표 지적에 "국정은 중단되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황 총리는 이날 박근혜 대통령보다 "제 책임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국정을 잘 보좌해야 했는데 이런 일로 많은 걱정을 끼친 데 대해 송구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노 원내대표는 "대단하다"며 "황교안 게이트인가, 박근혜 게이트인데 왜 스스로 누명을 뒤집어쓰나"라고 말했다.
황 총리는 "샤머니즘을 어떻게 보느냐"는 민주당 이재정 의원 질문에는 "박근혜 대통령은 샤머니즘을 믿지 않으실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말씀하셨다"면서 "제가 경험한 바로는 그럴 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한편, 이날 현안 질문에 참석한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검찰의 명운을 걸고 이번 사건을 철저하고 공정하게 수사할 것"이라며 "모든 국민이 지켜보고 있는 것을 검찰도 잘 알고 법무부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비선실세 최순실 씨에 대해 "수사 결과에 따라 불법이나 부패 범죄로 취득한 재산일 경우 몰수·환수 조치를 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김 장관은 "다만 범죄 수익 은닉 관련법 및 부패 범죄 몰수 추징법에 따른 중대 범죄 및 부패 범죄에 해당할 경우에만 현행법으로 몰수가 가능한데 요건이 상당히 까다롭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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