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대기업 모금' 정황이 밝혀진 가운데, 최 씨 딸 정유라 씨에 대한 특혜 의혹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동아일보>는 3일 2008년 정 씨가 초등학교 6학년이었을 당시 금메달을 딴 승마대회 5개 중 4개가 혼자 출전한 대회였다고 밝혔다. 정 씨가 대한승마협회로부터 2011년 받은 '경기실적증명서'의 대회별 참가자 명단을 분석한 결과다.
그해 정 씨는 5개 대회에서 가장 난도가 낮은 종목인 '칠드런 마장마술경기' 초등부에 출전해 모두 1위를 했다.
2008년 6월 9일 치러진 이용문장군배 전국승마대회 '칠드런 마장마술경기' 출전자는 총 22명이었으나, 이 가운데 초등부 선수는 '정유연' 한 명이다. 정유연은 정 씨가 개명하기 전 이름이다. 9월 2일 농림수산식품부장관배 전국승마대회, 9월 27일 광복63주년 기념 전국승마대회 등도 혼자 출전했다. 제37회 KRA컵 전국승마대회(4월 10일) 초등부 선수 이름이 '정우연'으로 적혀 있지만 정 씨로 확인됐다.
<동아>는 정 씨가 혼자 나간 대회에서 1위를 할 수 있었던 건 승마협회의 공인 승마대회 규정이 바뀐 덕분이라고 했다. '마장마술은 3명 이상이 되어야만 부별 시상을 한다'고 돼 있던 규정이 2008년 '각 부 참가 선수가 1인 이상이면 독립적인 부로 인정하고 해당 종목을 개최한다'로 바뀐 것이다.
승마협회 관계자는 "마장마술은 선수가 없어 초등학생이 중등부와 같이 경기를 치르니 입상을 하지 못해 장려상을 주기도 했다"며 "마장마술 활성화 차원에서 1명만 참가해도 상을 준 때가 있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승마 특기생' 사라지는데 이대만 승마 추가
정 씨에 대한 특혜 의혹으로 교육부 특별감사를 받고 있는 이화여자대학교는 정 씨 합격을 위해 체육특기생 종목에 승마를 추가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연합뉴스>는 이날 승마는 특기생 제도를 없애는 대학이 수년간 이어졌음에도, 이화여대는 정 씨가 입학한 2015년에 승마를 체육특기생 종목으로 추가했다고 밝혔다.
이대는 2년 전인 2013년 5월 체육과학부 교수회의에서 결정한 사안이라고 해명했지만, 2014년 대한승마협회에 등록된 선수 251명 가운데 고3 여자 선수는 정 씨가 유일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통신은 "이대가 애초 정씨를 입학시키려고 고3일 때 승마를 추가한 게 아닌가 싶다", "최근 몇 년간 승마를 특기생 종목으로 추가한 대학은 이대뿐", "정씨가 입학 때 이대가 갑자기 승마 특기생을 뽑기 시작한 배경에 뭔가 있지 않겠느냐" 등 승마 관계자들의 인터뷰를 전했다.
체육특기생 종목에 승마를 추가하는 과정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김경숙 교수는 올해부터 신산업융합대학장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씨의 학점 특혜 의혹이 불거진 수업이 있는 체육과학부, 의류산업학과가 이 대학 산하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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