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불리는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대회 출전을 이유로 학교 출석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조사 중인 서울시교육청이 감사관실 인력을 투입하는 등 조사를 확대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26일 "사실상 감사를 시작했다고 보면 된다"면서 "체육 및 학교생활 담당 장학사 3명을 투입한 데 이어 감사팀 3명을 추가로 투입했다"고 밝혔다.
교육청 장학사들이 정씨의 승마대회 출전과 훈련에 따른 출석인정 처리 과정을 살펴보고, 감사팀은 최순실씨가 딸의 출결처리에 항의하려고 학교를 찾아간 자리에서 교장 등에게 돈 봉투를 전달하려 했다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교육청은 사안의 당사자인 최순실씨를 상대로 조사를 하는 것이 현재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당시 학교에 근무했거나 현재 근무중인 교사들을 상대로 증언을 수집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앞서 국회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최씨의 딸이 고교 시절 학교를 거의 오지 않자 특기생을 관리하는 교사가 '왜 학교를 안 오느냐'고 혼을 냈던 것 같다. 최씨가 바로 학교를 찾아와 거칠게 항의하고 돈 봉투와 쇼핑백을 두고 갔다"고 주장한 바 있다.
최씨가 돈 봉투가 든 쇼핑백을 주려고 했지만 교장이 이를 즉각 거부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한 교사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최씨가 돈 봉투를 실제로 놓고 가려고 한 것이 맞다"면서 "당시 교장 등은 이를 곧바로 거부했다"고 말했다.
교육청 감사관실은 돈 봉투 전달시도 의혹과 관련, 사건의 당사자인 C고 전 교장(지난 9월 정년퇴임) 등과도 접촉을 시도하는 등 구체적인 증언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한편, 교육청은 2014년 당시 교육청 장학사가 C 고교에 현장점검을 나갔으나 깊이 있게 출결상황을 조사한 것은 아니라며 사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014년 당시 정씨의 아버지인 정윤회씨가 대통령의 비선 실세라는 구설에 오른 상황에서 정씨도 국가대표 선발전 등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해당 고교에 그해 12월 장학사가 방문, 승마협회의 공문 등을 일부 검토한 것은 사실이지만 본격적으로 출결처리 전반을 들여다본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교육청 장학사들은 C 고교가 승마협회 등으로부터 출석인정의 근거가 되는 공문과 학업보완계획서 등을 제대로 확보해놓았는지를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현행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은 학생이 당해 학년 수업일수의 3분의 2를 출석하지 못하면 수료 또는 졸업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교장의 허가를 받은 학교를 대표한 경기, 경연대회, 훈련 참가 등으로 결석할 경우 증빙자료 제출 등의 절차를 거쳐 출석으로 인정될 수 있다.
정씨는 고3 시절 대회 출전과 준비 등을 이유로 결석했지만 출석으로 인정된 날짜가 131일에 달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교육청이 우선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에 입력된 정씨의 고교 시절 출결 기록을 살펴본 결과, 3학년 때이던 2014년에는 수업일수 193일 가운데 질병결석 3일만 기록된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2학년때인 2013년에는 전체 수업일 195일 중에서 질병결석 3일, 기타결석 2일을 했고, 1학년 때이던 2012년에는 194일 가운데 질병결석을 12일 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교육청은 "대회 출전과 훈련 준비 등에 따라 출석으로 인정된 날짜는 결석 기록에서 제외돼 질병결석 기록만 조회됐다"면서 "출석인정 부분은 승마협회 공문 등과 대조해야하는 등 추가 확인 절차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교육청은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조사를 완료해 정씨의 고교시절 대회 출전과 학교 출석을 둘러싼 의혹의 사실 여부를 밝힌다는 방침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우리 입장으로서는 (정씨를) 추호도 비호하거나 관련 의혹을 숨길 생각이 없다"며 "재빨리 감사에 나선 것도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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