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친동생인 박지만 EG회장조차 "할 말이 있으면 최순실을 통해 하라"는 말을 들어왔다는 증언이 나왔다.
28일 <동아일보> 허문명 논설위원은 이날 칼럼을 통해 박 대통령의 주변 인물들의 반응을 전했다. 허 논설위원은 "답답한 마음에 박지만 EG 회장과 친분이 있는 인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박 회장이라도 민심을 전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더니 '이미 박 회장은 할 말 있으면 최순실을 통해 하라는 말을 들어왔다. 나설 상황이 아니다"라는 답이 돌아왔다"고 전했다. 박 회장은 지난 2014년 "피보다 진한 물도 있더라"고 한탄을 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친동생인 박 회장조차 최순실 씨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는 것이다.
허 논설위원은 대통령 당선을 도운 이른바 7인회 멤버였던 한 원로가 했다는 말도 전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나는 길밖에 없는 것 같다. 본 적은 없지만 최순실이란 사람은 단지 시중을 드는 몸종 수준이 아니라 대통령의 마음을 홀린 영적인 존재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 않으면 도저히 지금 이런 상황이 설명이 안 된다. 당선 후 점심 초대는커녕 고맙다는 전화 한마디 없는 대통령으로부터 심한 배신감을 느꼈다. 장관들의 대면보고도 받지 않는 비정상적 통치스타일 뒤에 '최순실'이 있었다 생각하니 뭔가 퍼즐이 맞춰지는 느낌이다."
허 논설위원은 10·26 37주기였던 그제 저녁 모임에서 만난 참석자들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한 참석자는 "보수가 이제 박근혜를 버릴 때가 됐다. 대통령이 빨리 하야하고 법에 정한 절차에 따라 총리가 권한을 위임받아 다음 선거를 치르면 된다. 그게 보수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는 일"이라고 했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또한 박 대통령이 당 대표일 때 비서실장을 지냈던 정치인은 "죄인이 된 심정"이라며 "간신들이 대통령과 나라를 망쳤다. 저질 3류들에게 나라가 휘둘렸다 생각하니 잠이 안 온다. 문고리 3인방은 모두 감옥에 보내야 한다"는 말도 했다.
허 논설위원은 "최순실의 수법은 '박근혜'를 앞세워 비선에서 전권을 행사하며 기업에 헌금을 강요했던 아버지(최태민)와 판박이"라며 "항간에는 대통령의 사생활과 관련해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거칠고 험하고 천한 말들이 돌아다닌다. 어떻게 이런 상태에서 통치에 대한 권위를 세울 수 있겠는가. 내각과 청와대의 인적 쇄신은 불가피해 보이지만 과연 누가 침몰하고 있는 배에 올라타려고 하겠는가 생각하면 답답해진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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