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25일 고(故) 백남기 농민에 대한 부검 영장을 기한 내 집행하는 데 실패했다. 백 씨의 유족은 경찰 저지에 앞장선 시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밝히면서도 영장 재청구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관련기사 : 경찰, 서울대병원 철수..."영장 재신청 신중 검토")
백 씨의 맏딸 백도라지 씨는 홍완선 종로경찰서장이 '집행 포기' 입장을 밝힌 직후인 이날 오후 6시 10분경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3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버지를 지켜주신 국민 여러분, 감사하다"며 "여러분의 손으로 아버지를 지켜냈다"고 했다.
백도라지 씨는 시민들에게 거듭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도, 향후 경찰의 영장 재신청 가능성에 대해 우려했다.
그는 "제발 가시는 길 방해할 생각 말고 영장 재청구를 깨끗하게 포기하기 바란다"며 "영장 재청구를 포기해서 이 사건 해결에 대한 진정성을, 고인에 대한 존중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홍 서장이 "향후 사인 논란이 계속되면 투쟁본부 책임"이라고 한 데 대해선 "얼토당토 않는 소리"라며 "저희 가족과 투쟁본부는 사인에 대해 단 한 번도 의혹을 가진 적이 없다. 논란은 애초에 경찰이 지어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해자가 돌아가시게 한 분을 놓고 이렇게 욕되게 한 것도 모자라서 책임까지 투쟁본부에 떠넘기고 있다"며 "'적반하장'이라는 말을 몇 번이나 쓰는지 모르겠는데, 오늘까지도 경찰의 태도는 반성을 모른다"고 비판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부검 아닌 특검"
함께 기자회견에 참가한 투쟁본부 측은 "백남기 농민을 지킨 것은 국민 모두의 힘이었다"며 자축하는 한편, 특검 추진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투쟁본부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검찰과 경찰에 "영장 청구를 포기해야 한다"며 "다시 영장을 재청구하는 것은 또 다른 패륜이며 잔인한 처사"라고 했다.
이어 "지금 필요한 것은 부검이 아니라 특검 추진과 철저한 책임자 처벌"이라고 강조했다. 투쟁본부는 "경찰은 고인이 돌아가시는 데 직접적 원인을 제공한 피의자로, 이들에게 수사를 맡길 수 없다"며 "특검을 실시해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자들을 남김없이 처벌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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