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5일 공천 대가로 이한정 의원에게서 6억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에 대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문 대표의 지역구인 서울 은평을에서 경쟁했던 한나라당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귀국설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 지역구에서 내년 4월 재보선이 실시될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는 "당시 재정상태가 열악해 특단의 선거비용 충당 방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총선을 치르기 어려운 창조한국당에 당채 매입대금 6억 원을 저리로 지급하게 함으로써 재산상 이익이 당에 제공되게 했다는 점을 유죄로 판단한다"면서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재산상 이익의 귀속 주체는 문 대표가 아니라 창조한국당이지만 정당의 경우는 자연인이 아니어서 직접 행위를 할 수는 없고 당 대표나 업무를 실제로 한 사람을 행위자로서 처벌하는 게 맞다고 판단한다"며 "피고인의 행위는 대의 민주주의 발전의 실현에 커다란 장애가 됐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당 공식계좌에 돈을 입금하게 했고 돈이 정당 선거자금으로 사용됐으며 당채 판매라는 공개적인 방법을 사용한 점, 문 대표가 반부패 및 환경운동으로 좀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 점을 참작한다"며 실형이 아닌 집행유예 선고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앞서 "깨끗하고 새로운 정치를 내세운 문 대표가 `공천헌금'을 수수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징역 2년6월을 구형한 바 있다.
비례대표 공천을 대가로 돈을 건넨 혐의로 기소된 이한정 의원은 앞서 1심과 항소심에서 각각 징역 3년과 징역 2년6월을 선고받았었다. 문 대표는 곧바로 고등법원에 항소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나라당 이재오 전 최고위원은 전날 미국 현지 강연에서 "비자 만료시점(내년 5월) 전에라도 귀국할 수 있다"면서 "내 귀국을 둘러싼 찬반 논쟁 때문에 시기를 결정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조기 귀국을 강하게 시사했었다.
지난 4월 총선에서 문 대표는 '대운하 반대'를 강하게 내걸고 당선됐었다. 대운하 전도사인 이재오 전 최고위원과 그의 정치적 운명이 또 희비 쌍곡선을 걸을 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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