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주의 이슬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점령지인 이라크 모술 탈환을 위한 총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IS가 모술에서 밀려날 경우 시리아로 몰려들어 반정부 투쟁에 집중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영국 <인디펜던트>의 중동 지역 전문기자 로버트 피스크는 17일(현지시간) "이라크 도시의 해방으로 알려진 모술 탈환전의 진짜 목적은 (이라크 IS 전사들을) 시리아로 몰아넣는 것"이라고 했다.
이번 모술 탈환전에는 미군의 지원을 받는 이라크 정부군과 쿠르드족 민병대인 페슈메르가 등 약 4만여 명의 병력이 투입되어 대규모 공세를 펴고 있다. IS는 자살 폭탄, 부비트랩 등으로 저항하고 있지만 이들의 패퇴는 시간문제로 전망된다.
피스크는 IS는 모술에서 패퇴할 경우, 국경을 넘어 시리아로 진입할 것이며 IS의 수도인 시리아 락까에서 재건을 도모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곧 이라크 점령지를 잃은 IS가 시리아 내의 거점을 중심으로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과 전면적으로 맞서는 시나리오다. 피스크는 "이는 미국 입장에선 만족스러운 시나리오"라고 했다. 시리아 내전에서 미국은 아사드 정권의 붕괴를 목적으로 삼고 있다.
피스크는 올해 초 이라크군이 IS가 점령해온 이라크 도시인 팔루자를 탈환했을 때도 수많은 IS 전사들이 한꺼번에 시리아로 유입된 바 있어 시리아 정부는 이번에도 모술 IS의 대규모 시리아 유입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시리아군 정보당국이 이라크 접경지대인 시리아 북동부의 하사카 인근에서 IS가 모술을 탈출한 IS 전사들에게 제공할 전기와 물 공급을 요구하고 있다는 첩보도 수집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아사드 정권을 지원하는 레바논 헤즈볼라 최고지도자 사예드 하산 나스랄라는 최근 "(이라크에서) 시리아 동부로 이동하는 IS들에게 탈출로를 열었던 팔루자 탈환전 때의 기만적인 계획이 모술에서도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온라인 군사 잡지 <밀리터리 타임즈>도 지난 8월 IS 격퇴전의 야전사령관인 스티븐 타운센드 미 육군 중장이 IS를 미 동맹군이 거의 없는 시리아로 진입시키려 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편 17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번 모술 탈환전에는 미국 지상군도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피터 쿡 국방부 대변인은 병력 규모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지만 "모술 변두리에 미국 병사들이 배치돼 있다"면서 "소수의 미군이 위험한 상황에 노출돼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병사들은 전방에 있는 이라크 정부군 뒤에서 자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지만, 중동 전쟁에서 공습 지원 외에 지상군 투입을 꺼려온 미국의 기존 방침에 비쳐볼 때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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