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원 청와대 경제수석의 대운하 가능성 시사 발언에 대해 야권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박 수석은 지난 3일 관훈클럽 토론회에 참석해 "4대강 수질 개선사업을 다 해놓고 대다수 사람들이 (운하를) 연결하자고 하면 하지 말자고 할 수는 없다"면서 "4대강 수질 개선사업이 운하가 되느냐, 안 되느냐는 경북 북부에서 소백산맥을 넘어가는 게 되면 대운하가 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는 4대강 수질 개선사업을 먼저 한 다음 '연결'만 시키면 대운하가 된다는 여권 일각의 주장과 일맥상통하는 것.
민주당 김유정 대변인은 4일 "내노라 하는 정부여당의 인사들이 대운하를 놓고 하는 발언들이 모두 다 제각각이다. 듣기 좋은 꽃노래도 한두번이라는 말이 있다"며 "참으로 피곤한 정권"이라고 비난했다.
자유선진당 이명수 대변인도 "(박 수석의 발언은) '한반도 대운하'를 편법으로라도 강행하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검은 속내를 여실히 드러낸 발언"이라며 "정부의 무모함과 오만함에 숨이 막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이 대변인은 "국민을 하늘같이 섬기겠다면서 '한반도 대운하'를 가지고 이렇게까지 국민을 농락할 수는 없다"며 "국민을 상대로 이런 억지를 부리는 정부가 또 어디 있나"고 반문했다.
진보신당 신장식 대변인도 "지치지도 않는 대운하 스토킹이다"면서 "박 수석은 '수질개선사업은 어려운 지방 건설업계에 뉴딜 정책이 될 수 있다'면서 '사회·경제적 문제나 경기활성화 측면에서 가치가 있고, 막상 결과를 보면 다들 굉장히 좋아할 것'이라고도 했다고 한다. 루즈벨트가 울고 갈 이야기다."라고 말했다.
그는 "루즈벨트는 노동조합의 권한을 강화하고 사회 인프라 구축사업을 정부가 직접 시행했다"면서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의 대운하는 KTX가 서울 부산을 세 시간 대에 주파하는 현대 한국사회에서 사회 인프라로서 기능할 수 없는 무용지물인데다 극단적인 환경파괴를 가져올 뿐이다"고 꼬집었다.
한편 한나라당 내에서도 반발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원희룡 의원은 이날 오후 <KBS> 라디오 '라디오정보센터 이규원입니다'에 출연해 "두더지 게임처럼 자꾸 이걸 불씨를 살리려하고 있다"면서 "대통령께서도 국민이 반대하면 (대운하를) 추진하지 않겠다 라고 이미 여러 차례 말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이 안하겠다고 한 것을 참모들이 이걸 자꾸 불을 다시 지피려고 하고 있는데 잘못하면 대통령께서 국민 앞에 다시 얘기해야 되는 그런 사태가 올 수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나라당의 또 다른 의원도 "대운하 이야기 정말 지겹지도 않냐"면서도 "하긴 MB의 의중이 있으니까 자꾸 이런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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